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용도별 원유 기준 물량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낙농가 단체가 유업체의 자의적인 쿼터 삭감 행위를 중단하고 제도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산비 급등과 원유가격 반영률 한계, 실질 쿼터 축소가 겹치면서 낙농가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향후 2년간 적용할 용도별 원유의 기준 물량 협상은 낙농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현안”이라며 “정부와 낙농진흥회는 기준 물량 결정에 앞서 제도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그동안 참여 유업체들이 용도별 원유 기준 물량 결정의 핵심 기준인 농가 쿼터를 자의적으로 삭감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쿼터를 인정하고 생산량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용도별 원유 기준 물량 설정 체계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참여 유업체의 음용유용 원유 구매량은 농가 보유 쿼터 대비 81.2%에 그쳤다. 이는 제도가 정한 음용유용 원유 기준 물량 구간인 쿼터 대비 88.5%보다 7.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협회는 “유업체의 자의적인 쿼터 삭감은 용도별 원유 기준 물량 설정 체계를 무력화하고 제도 자체에 대한 농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유업체는 제도가 정한 기준 물량과 구간까지의 구매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농가의 생산비 부담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협회는 제도 시행 이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생산비가 리터당 171원 급증했지만 원유가격 반영률은 51.5%, 리터당 88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8.5%, 리터당 83원은 농가 부담으로 전가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체 농가의 41%를 차지하는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의 경우 같은 기간 생산비가 리터당 280원 폭등해 2025년 생산비가 리터당 1252원으로 음용유용 원유가격 1249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규모 농가는 원유를 생산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역마진 구조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정부의 정책 약속 미이행과 유업체의 쿼터 삭감이 겹치면서 농가의 실질 쿼터가 11.5%에서 26.5%까지 줄었다고도 주장했다. 이로 인해 2025년 호당 부채는 5억600만원에 달했고, 최근 5년간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45.6%, 차입금 이자는 68.6% 급등했다고 밝혔다.
경영난은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낙농가의 13%에 해당하는 792호가 폐업했다. 협회는 이를 두고 “국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생산기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기본 전제가 정부와 유업체의 기준 물량 구매 담보라고 강조했다. 유업체가 제도가 정한 기준 물량을 구매해야 농가 소득 보장과 낙농 생산기반 유지라는 제도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유업체가 자의적으로 쿼터를 삭감하는 것은 참여 계약 의무를 저버리는 명백한 제도 위반”이라며 “낙농가를 불확실하고 폐쇄적인 유업체의 경영 판단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도한 물량 감축은 농가의 고정비 부담을 늘려 생산비를 이중으로 폭등시키고, 경영난에 처한 농가의 생산수단만 통제할 경우 산업 붕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번 협상에서 유업체의 자의적인 쿼터 삭감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명문화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가 제도 개편 당시 약속한 가공용 원유 지원물량 20만 톤 확대와 예산 확대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재정 지원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 대상을 유업체가 아닌 농가 직접 지원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처럼 농가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번 협상이 제도 정상화를 통해 낙농산업이 공정한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제도는 신뢰 위에서 작동될 때 비로소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