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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조 공익가치 꿀벌 지킨다…방역·보상체계 입법 추진

송옥주 의원, 국회서 양봉 위기 대응·질병관리 토론회 개최
최근 꿀벌 전염병 진단 중 바이러스성 질병 63.7% 차지
살처분 보상·검사비 지원 담은 양봉산업 패키지 입법 추진

[푸드투데이 = 노태영 기자] 대규모 월동봉군 폐사와 이상기후, 응애·바이러스성 질병 확산으로 양봉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꿀벌을 국가 가축방역체계 안에서 관리하고, 질병 발생 시 신고·검사·보상으로 이어지는 통합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7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먹사니즘전국네트워크 동물복지특별위원회, 한국양봉협회, 대한수의사회와 함께 ‘국가 양봉산업 위기 대응 및 질병관리 체계 구축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꿀벌 살처분 보상제 도입, 질병 컨설팅·검사비 지원, 상시 질병 모니터링 체계 마련, 양봉 전문 수의사 확대 등이 핵심 과제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최근 반복되는 월동봉군 대량 폐사와 바로아응애, 낭충봉아부패병 등 복합 질병 발생, 이상기후가 맞물리면서 양봉농가의 피해가 구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돼지·닭 등 주요 축종과 달리 꿀벌은 질병 발생 시 살처분 보상체계가 사실상 마련돼 있지 않아 농가들이 신고를 꺼리고, 이로 인해 질병이 은폐·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최옥봉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은 국내 양봉산업이 2024년 기준 약 2만7000여 농가, 257만 봉군 규모로 성장했지만, 꿀벌의 화분매개 기능까지 고려하면 공익적 가치는 약 6조80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양봉산업은 단순 벌꿀 생산을 넘어 농업 생산성과 생물다양성, 식량안보를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질병 관리의 사각지대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꿀벌은 반경 수 킬로미터를 비행하며 채밀하는 생태적 특성상 일반 가축처럼 격리 사육이 어렵고, 외부 오염원이나 인근 봉장으로부터 병원체 유입을 차단하기도 쉽지 않다. 날개불구바이러스감염증 등 주요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부족해 농가 자체 방역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방역통합시스템(KAHIS)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5월까지 꿀벌 전염병 진단 건수는 총 340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날개불구병, 낭충봉아부패병 등 바이러스성 질병이 2170건으로 63.7%를 차지했다. 진균성 질병은 584건(17.2%), 세균성 질병은 357건(10.5%), 응애감염증 등 기생충성 질병은 127건(3.7%), 농약 등 기타 원인은 166건(4.9%)이었다.

최 소장은 국가 꿀벌 질병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과제로 ▲임상 양봉 전문 수의사 육성 ▲농림축산식품부 내 양봉 전담 행정부서 신설 ▲양봉 맞춤형 살처분 보상제 신설 ▲질병 컨설팅 자부담 완화 ▲ICT 기반 스마트 양봉 기술 보급 ▲실시간 질병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제안했다.

 

현행 질병 컨설팅 지원사업의 높은 자부담도 개선 과제로 꼽혔다. 양봉농가 질병관리 지원 컨설팅사업은 국비 30%, 지방비 30%, 자부담 40% 구조로 운영되고 있어 영세 농가의 참여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경기도의 사업 참여 농가는 지난해 9농가에서 올해 4농가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윤상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장은 꿀벌질병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시·도 동물위생시험소와 민간 병성감정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3단계 국가 표준 꿀벌 질병진단체계’ 운영 방향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세균성, 바이러스성, 진균성, 기생충성 등 주요 꿀벌 질병 17종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진단·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농가를 대표한 박근호 한국양봉협회장은 검사비 부담과 제도 미비로 인해 질병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전국 2만5000여 양봉농가의 연간 질병 검사 건수가 200건에 불과하다”며 “신고하면 보호받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살처분 보상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년기 대한꿀벌수의사회 원장도 ‘선진단·후관리’ 체계 도입을 요구했다. 정 원장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검사하고 원인을 확인한 뒤 방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지역별 꿀벌 건강센터 설치, PCR 검사 확대, 병원체 모니터링, 질병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현장 방역의 핵심 과제로 부족한 꿀벌 전문 수의사 확보를 꼽았다.

한상미 농촌진흥청 양봉과장은 꿀벌 건강성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과장은 생리·면역·유전체 등 기초 연구를 강화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병해충 조기 경보, 정밀양봉, 살충제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복지 양봉, 벌꿀 이력제 시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송 의원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양봉산업법과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송 의원은 “꿀벌 질병관리를 국가 가축방역체계 안으로 편입하고, 농가들이 부담 없이 검사와 진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살처분 보상제가 도입돼 신고와 보상이 원활히 작동하는 방역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입법과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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