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를 촉구했다. 동시에 과징금만으로는 소비자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다며 집단소송제 도입을 요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는 10일 성명을 내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건의 중대성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엄중한 제재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제재안 심의를 예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정보 관리 소홀 문제가 아닌 “명백하고 중대한 위법행위”로 규정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쿠팡 가입자 상당수의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에 입력된 본인 또는 가족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구매 내역,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장기간 외부로 유출된 초대형 사건이다. 협의회는 유출 규모가 3천3백70만 명에 이른다며 “허술한 내부통제시스템뿐 아니라 기업 경영시스템과 윤리의식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는 디지털 경제 시대의 핵심 자산이자 소비자의 삶과 직결된 기본적 권리”라며 “쿠팡처럼 편리함을 앞세워 막대한 양의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하며 성장한 거대 플랫폼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반복되는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기업 제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의 일정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처분 과정에서는 각종 감경 사유가 적용돼 법이 허용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재가 내려져 왔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선제적 투자보다 사고 발생 이후 대형 로펌을 선임해 소송으로 대응하거나 행정처분을 다투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도 얻는 이익이 부담하는 비용보다 크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쿠팡 사건이 또다시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의 실효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유출 규모와 민감성, 위반 기간, 관리 소홀 정도, 기업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협의회는 과징금 부과만으로는 소비자 피해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피해자가 되지만, 실제 피해구제를 받는 소비자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책임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개별 소비자가 거대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구제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더 이상 집단소송법 도입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개인정보 유출, 플랫폼 갑질,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은 기업의 위법행위에 비해 책임이 지나치게 가볍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잘못한 기업을 제재하고 끝낼 사안이 아니라 대한민국 개인정보 보호 수준과 소비자 권익 보호 체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라며 “이번 결정이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는 강력한 경고가 되고, 소비자에게는 정의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