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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사려다 그릇만 떴다”…홈플러스 온라인 장보기 품절 확산

냉면 검색하니 그릇까지 노출
비빔면·두부·김치 줄줄이 품절
온라인 장보기 사실상 구매 차질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여름철이라 냉면을 좀 사두려고 했더니 평소 먹던 제품은 다 '일시품절'이네요. 결국 장바구니를 비웠습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9일 메리츠금융그룹 측에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배수의 진을 친 가운데, 유동성 위기에 따른 영업 차질 우려가 실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본지가 이날 홈플러스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직접 확인할 결과, 냉면·비빔면·냉동식품·두부·김치 등 평소 소비자들이 반복 구매하는 주요 식품군에서 상당수 상품이 ‘일시품절' 상태로 표시됐다. 일부 품목은 자체브랜드(PB) 상품이나 특정 브랜드 제품만 제한적으로 구매 가능해 사실상 온라인 장보기가 불가능했다.

 

 

냉면 검색하니 '그릇'만 덜렁…인기 브랜드 제품은 '일시품절'

 

여름철 수요가 높아지는 면류 코너의 품절 체감은 컸다. 냉면을 검색하자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주요 브랜드 제품 상당수가 일시품절 상태였다. 구매 가능한 상품은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심플러스’ 냉면 일부 제품에 그쳤다.

 

상품 목록을 더 내려보면 냉면 제품 대신 냉면기 그릇 등 관련 용품이 노출됐다.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려는 식품 선택지는 줄어든 반면, 검색 결과에는 대체성이 낮은 상품이 섞여 나타난 것이다.

 

여름 별미인 비빔면도 사정은 비슷했다. 농심 ‘배홍동 비빔면’ 일부 상품은 구매 가능했지만, 팔도 제품은 일시품절로 표시됐다. 여름철 대표 간편식인 냉면과 비빔면 모두 브랜드 선택 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냉동식품 카테고리에서도 품절은 이어졌다. 간식이나 야식용으로 수요가 높은 냉동피자와 냉동만두 제품 다수가 일시품절 상태였다. 브랜드와 종류를 비교해 장바구니에 담기보다는 구매 가능한 제품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매일 밥상에 오르는 기초 신선·가공식품류에서도 소비자 불편은 확인됐다. 평소 온라인 장보기에서 반복 구매가 많은 풀무원 두부, 대상 종가 김치, 대상 청정원 콩담백면 등도 일시품절로 표시됐다. 냉장·신선·간편식 품목은 장보기 충성도가 높은 상품군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이탈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온라인 장보기의 핵심은 필요한 식품을 한 번에 묶어 구매하는 데 있다. 그러나 주요 식품군에서 품절이 이어지면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장바구이에 담지 못하고, 결국 다른 유통 채널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특히 냉면, 두부, 김치, 냉동식품처럼 반복 구매 수요가 높은 상품은 품절 체감이 더 크게 나타난다.

 

구조조정으로 몸집 줄였지만…정상 영업 위한 자금 확보 ‘관건’

 

홈플러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규모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통해 회생 기반을 마련했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측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최근 법원에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강화된 구조혁신방안 실행과 M&A 추진 계획을 반영했다. 회사 측은 잠재적 인수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업성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사업 점포를 기존 126개에서 67개로 줄였다. 임대점포는 임대인과의 협의를 통해 임차료 부담을 평균 20~40% 수준까지 낮췄고,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NS쇼핑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1만8000명에 달하던 직원 수는 9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조치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M&A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채권자 회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M&A가 성사될 경우 채권단은 물론 협력사, 입점주,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이 보다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매각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안정적인 영업을 유지할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상품 매입, 협력사 대금 지급, 점포 운영 등 정상 영업을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자금은 회생절차 유지와 M&A 완수를 위한 브리지론 성격이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홈플러스 제28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기준 매출은 5조7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464억원으로 확대됐고, 당기순손실은 1조10억원에 달했다.

 

1년 이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4082억원에 그친 반면,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직전 회계연도 대비 92.5% 급감한 104억원이었다.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여부가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인가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 등을 들어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온라인 장보기는 대형마트가 쿠팡, 컬리 등과 경쟁하는 핵심 채널이다. 장보기 고객은 가격뿐 아니라 상품 구색, 배송 안정성, 반복 구매 편의성을 기준으로 플랫폼을 선택한다. 홈플러스가 장바구니를 채울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회생의 관건인 소비자 신뢰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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