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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0만 음식점 ‘식품안심업소’ 시대 연다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코로나19 이후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식 소비의 기준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맛’이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위생과 안전까지 함께 고려하는 소비가 일상화됐다. 외식업계 역시 청결과 위생을 생존과 직결된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외식 환경의 체질 개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이처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 기대 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음식점의 위생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우수 업소를 지정·공개하는 ‘식품안심업소' 제도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도입해 외식업소의 자율적인 위생 수준 향상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추진해 왔다. 제도 시행 이후 지정업소는 꾸준히 확대됐고, 이는 외식업계 전반에 위생관리 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해외 주요 국가들도 음식점 위생평가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안전한 외식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음식점 위생점검 결과를 A·B·C등급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위생수준을 A~D 등급으로 매장 전면에 표시해 시민과 관광객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영국 역시 ‘Food Hygiene Rating Scheme(FHRS)’를 통해 0부터 5까지의 별점 형태로 음식점 위생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음식점 위생정보 공개는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넘어, 국가의 식품안전 수준을 가늠하는 세계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하 해썹인증원)도 국내 외식환경의 위생 수준 향상과 식품안심업소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백년가게와 전통시장 등 우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식품안심업소 지정 확대를 지원하고, 업소별 맞춤형 기술지원과 위생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 유관기관, 외식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식품안심업소와 식품안심구역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관광지·전통시장·백년가게까지, 전국으로 확대되는 식품안심업소

현재 약 4만 개 수준인 식품안심업소는 앞으로 전국 약 90만 개 식품접객업소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지정업소 수 증가를 넘어, 국민이 생활 반경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국가적 위생 안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식품안심업소는 위생관리 수준 향상뿐 아니라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케이(K)-관광마켓, 백년가게 등 지역 대표 음식점을 중심으로 지정을 우선 확대하면 내외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신뢰할 수 있는 외식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기존 모범음식점 제도를 식품안심업소로 통합·운영함으로써 국민의 혼선을 줄이고, ‘위생·안전·맛’을 갖춘 대한민국 외식 표준 모델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썹인증원은 지난 3월 ‘위생등급 지정업소’를 ‘식품안심업소’로 새롭게 정비하고, 평가체계와 지정 절차 등을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했다. 이번 개정은 “국민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업소”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단일 지정체계인 '별 5개' 방식으로 일원화한 것이 핵심이다.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소비자가 제도를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업자 편의성도 높였다. 그동안 이원화돼 운영되던 신청·평가 체계를 개선해 신청부터 현장평가, 결과 안내까지 전 과정을 해썹인증원이 일괄 관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지정 유효기간 종료 전 자동 연장신청 체계를 마련해, 영업자가 연장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만 취소를 신청하도록 개선했다. 이를 통해 행정 부담은 줄이고, 영업자가 위생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제도 운영의 효율성과 현장 체감도를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병원·기업 급식까지, 집단급식소도 안심 기준 강화

이번 고시 개정의 또 다른 핵심은 학교, 병원, 기업체 등 집단급식소(위탁급식 포함)까지 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한 점이다. 다수가 이용하는 급식시설은 식품안전 사고 발생 시 파급효과가 큰 만큼, 보다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국민이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는 급식환경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공공 식품안전 차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단순 가열이나 해동 위주의 편의점부터 대량 조리와 배식이 이뤄지는 집단급식소까지, 업태별 특성에 맞는 위생관리 요소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식품안심업소는 이제 국민이 음식점을 선택할 때 위생과 안전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생활 속 식품안전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썹인증원은 앞으로도 관광지, 전통시장, 공항, 야구장, 백화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간을 중심으로 식품안심업소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늘날 케이 푸드(K-food)는 세계인의 일상이 됐고, 대한민국의 골목상권과 지역 음식점은 새로운 관광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케이 푸드(K-food)의 진정한 경쟁력은 ‘맛’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과 세계인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안전’이 함께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식품안심업소 확대는 우리 국민의 안전한 외식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국내 음식점을 찾는 세계인이 안심하고 케이 푸드를 즐길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외식환경을 조성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해썹인증원은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공간인 음식점 곳곳에 촘촘한 식품안전망을 구축해 국민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이 가장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대한민국 외식 환경’ 조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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