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인천 꽃게'가 대풍(大豊)을 이뤘다.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와 인천 연안 일대에서 주로 잡히는 인천의 대표 수산물인 꽃게가 최근에는 주요 산지가 아닌 대청도와 백령도 일대에서도 많이 잡히는 바람에 어획량이 크게 늘었다.
꽃게 가격은 작년에 비해 떨어졌지만 어획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어민들은 두둑해진 주머니에 흐뭇해 하고 있다.
꽃게가 갑자기 많이 잡히기 시작한 대청도와 백령도 일대 어민들은 꽃게를 섬밖으로 반출, 판매하기 어렵고, 현지 보관시설의 부족으로 운반.보관에서 2중고를 겪으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백령.대청도 해역은 봄철엔 까나리 등 잡어를 주로 잡고 10월부터 45일 가량 꽃게를 잡은 뒤 11월 말부터 다시마, 전복, 해삼 등을 주로 따거나 잡는 복합어장이다.
그러나 작년까지 1일 2~3t에 그치던 이 지역의 꽃게 어획량은 올 가을 1일 10t 이상으로 크게 늘어 어민들이 과거 섬 안에서 소비했던 꽃게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들어 인천 연안부두 옹진수협 공판장에서는 1kg 기준으로 죽은 꽃게는 암게 4000~5000원, 수게는 3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연평도와 서해 먼 바다에서 잡자마자 바로 얼음에 재운 '빙장(氷藏) 꽃게'는 암게 최고 1만원까지, 수게는 4000원 선에 경매가가 형성되고, 가까운 바다에서 잡아 아직 살아있는 꽃게는 암게 1만원, 수게 8000~90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의 경매가와 비교하면 연안 꽃게는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고, 연평 꽃게도 10~40% 가량 싸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연안 꽃게는 암게 2만원, 수게 1만~1만6000원에 거래됐고, 연평 꽃게는 암게 1만1000원, 수게 7000원 선에 판매돼 올해보다 경매가가 비쌌기 때문이다.
경매를 거친 꽃게는 최근 연안부두 어시장과 소래포구 일대 등에서 암게, 수게를 가리지 않고 kg당 1만5000원 선에 팔려 나간다. 암게가 1kg당 3만원 이상에 팔려 나갔던 지난 봄철에 비해서도 훨씬 싼 가격이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14일 "올 가을 들어서도 최근이 꽃게 위판량이 가장 많고 가격도 저렴한 시기"라며 "꽃게 맛은 암게가 더 통통해지는 이달 말쯤이 최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면 진촌리 어민 A 씨는 "꽃게를 백령도 밖으로 내다 팔 때 20kg당 14만원 가량을 손에 쥐는데 이중 운반비, 노조비 등 1만2000원을 부담하고 나면 출어비용과 인건비를 뽑기가 쉽지 않다"며 "섬 안에 꽃게를 영하 30도 이하로 급랭,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들 어민의 입장을 감안, 꽃게를 보관할 수 있는 냉동.냉장시설 50곳을 이달 중 현지에 설치하고 꽃게를 여객선을 이용, 인천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여객선사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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