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식육점이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식당에 판매하다 적발된 것을 계기로 축산물 도매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팔다 적발된 광주 남구 봉선동의 H 식육점은 미국산 쇠고기 진갈빗살 100㎏ 가량을 호주산으로 속여 식당 6곳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H 식육점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식당들이 과거에 구입한 미국산 쇠고기를 반품하자 지난 3월부터 이를 호주산으로 속여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H 식육점은 미국산 쇠고기 포장지에 표기된 원산지를 지우고 호주산이라고 적힌 라벨을 붙였으며 실제로 호주산을 납품한 것처럼 거래명세표까지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관원은 H 식육점이 뉴질랜드산 쇠고기 1천200㎏ 가량을 호주산이라고 속여 식당 24곳에 판매한 사실도 밝혀내고 업주 박모(32)씨를 상대로 원산지를 속인 사례가 더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광주에서 축산물 도매업체가 미국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도매업체의 원산지 표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관원은 현재 광주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도매 단계에서 한우나 호주산으로 둔갑한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H 식육점의 사례에서 보듯 식당이나 소매업체와는 달리 도매업체가 원산지를 속여 판매할 경우 이로 인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도매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관원 관계자는 "광주 시내 식당에서는 원산지 표시제가 정착돼가고 있지만 축산물 도매업체의 원산지 허위표시를 막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므로 도매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장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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