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반찬거리가 없으면 김을 제일 먼저 꺼내어 놓는다. 고소한 들기름 냄새와 감칠맛을 돋우는 소금 살살 뿌려져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김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를 금방 비운다.
우리 식탁의 단골손님인 김의 영양과 효능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김은 세계 전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나, 예로부터 김을 먹어온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
김의 독특한 향은 디메틸설파이드와 황화수소 때문인데 이들 성분에 대한 기호도가 서양인에게서는 매우 낮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인에게는 매우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로 특히 한국산 김의 향이 더 진하므로 일본사람들도 한국산 김을 매우 좋아한다. 서양에는 흔한 요오드결핍증이 우리나라에 극히 드문 것은 우리가 김을 즐겨먹기 때문이다.
김은 10월경에 나타나기 시작해 겨울에서 봄까지 번식하고 그 후에는 차차 줄어서 여름철에는 보이지 않는다. 겨울에 채취한 김을 자연건조 시키면 봄에는 영양가 풍부한 햇김을 만나 보실 수 있다.
지금 판매되는 건조김은 겨울에 채취한 김으로써, 채취한 시기에 따라서 품질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김은 겨울에 채취한 것이 단백질 함량도가 높다.
예로부터 검은색 음식은 부패하거나 쓴맛을 연상시키는 등 식욕을 떨어뜨린다 하여 환영받지 못했던 면이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유명해진 컬러푸드라는 명칭이 생겨났고, 저마다 색상별 식품의 다양한 효능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은색 음식은 블랙푸드라고 하여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방지 및 항암, 탈모 등에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흑미, 검은콩, 검은깨 등이 있고, 최근에는 김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김은 필수아미노산과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규소, 철, 망간 등 우리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과 철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건강식품이다.
김의 한자 이름은 해태(海苔)이고 지금도 중국에서는 하이타이(海苔)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김 양식법을 창시한 사람은 김여익으로 1640년 태인도에 들어가 살면서 해변에 떠내려 온 나무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김 양식을 시작했다고 한다.
김여익이 양식한 김을 하동장에 내다팔면서 ‘태인도 김가가 기른 것’이라는 뜻으로 ‘김’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김은 예부터 서해안이 특산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본 김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뻘밭에서 말목을 박아 기르는 재래식 김을 원료로 한다.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조수간만의 차이로 성장과정 중 썰물 때에 물이 빠져나가면 그물은 공기 중에 햇볕을 쪼이게 마련이고 따라서 살아있는 생물인 김은 생명이 극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때, 이를 버티는 힘이 생기는데, 특이한 맛과 향이 생기며 품질 좋은 김이 된다.
또 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2차 대전 중 해안지방에 있던 일본군의 미군 포로수용수에서 김을 따서 식량으로 급식하였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고 전범들에 대한 재판이 벌어졌을 때 김을 먹인 사실이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로 인정된 웃지 못할 일화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김에 대해 알지 못했던 미국사람들은 김을 얇고 검은 종이를 강제로 먹인 행위로 주장했다고 한다. 이 일화처럼 김은 종이 같이 얇지만 그 효능의 힘은 어떠한 식품보다 뛰어나다.
그 효능을 살펴보면 ▷ 시력 보호 :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빛에 대한 감수성이 나빠져 야맹증에 걸리기 쉽다. 김에 든 비타민 A는 단백질과 합쳐져 로돕신이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것이 눈의 빛을 감지해 눈을 보호한다.
▷ 영양의 흡수력을 높여준다 : 김에는 10종류의 아미노산 중 메티오닌 등 8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영양의 흡수력을 높여준다.
▷ 식이섬유 풍부 : 김 100g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 함량은 양배추의 16배 이상, 귤의 30배 이상 많다. 식이섬유는 대장에 있는 발암물질까지 흡착,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 비타민의 보고 : 김은 비타민의 종류나 그 양에 있어서 레몬이나 토마토보다 많고, 식품 중에 김보다 비타민C가 많은 것은 파슬리 밖에 없을 정도로 김을 능가하는 식품이 없다.
단, 비타민C는 열이나 습기에 약하므로 김은 습기와 빛을 피하는 것이 좋다. 밀폐 포장 후에 냉동실에 보관하면 안심할 수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김을 섭취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몸 안에 침입한 병원균 제거와 종양세포 파괴 작용이 최고 4.5배 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의약품 감마 인터페론과 만나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이 약의 효능을 50% 높여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988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인위적으로 ‘고 콜레스테롤 혈증’을 유발시킨 생쥐에서 김의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콜레스테롤의 혈중 함량이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 콜레스테롤의 배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식품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푸드투데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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