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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전도사' 정운천의 한식콘서트(5)

'발효식품과 건강'

근 들어 발효식품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효는 살아 숨 쉬는 식품의 전형체로 몸에 좋다는 이득작용이 알려지면서 식품과 건강, 산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산업화로 인해 발생한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건강문제와 맛의 왜곡된 문제에 대한 해결 대안이 발효식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명 미래사회 예견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는 ‘제3의 맛’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맛을 3가지로 구분해,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소스, 제3의 맛은 발효라고 하였다. 이는 식품에 인위적으로 첨가하여 음식 맛을 냈던 차원에서 식품원료의 발효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본연의 향미와 맛의 근원을 살려 맛을 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발효는 영양, 맛 그리고 풍미의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 내는 부산물이다. 즉, 발효는 식품 본연의 맛을 살리고 음식의 맛을 살림으로써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건강을 지킴으로써 결국 사람을 살리는 새로운 21세기 식문화의 웰빙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로부터 육류자원이 부족한 우리 민족에게 콩은 단백질 섭취 공급원으로 유용한 가치를 지닌 식품 중 하나였다. 콩을 이용한 전통 발효식품으로는 된장, 간장, 고추장 및 청국장이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5천여년 역사와 함께 한국 식문화 속에 발전 및 전수되어 우리 식탁을 굳건히 지켜 온 발효식품이다. 

콩이 몸에 좋다는 것은 최소한 생경한 내용이 아닐 것이다. 콩 자체에는 이미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건강증진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들어 있음이 알려져 있다. 

우리는 콩 단백질의 발효에서 나는 맛을 즐기고 유럽을 비롯한 서양인들은 우유 단백질을 발효한 치즈 및 발효유로 음식의 맛을 내서 먹는다. 태평양 남단의 섬나라들은 생선을 발효 시켜서 그 맛을 내서 어장의 형태로 음식의 맛을 낸다. 

세계인들이 섭취하는 발효식품의 급원이 각기 다르지만 발효과정을 통해서만이 맛이 나는 슬로푸드가 인류의 음식의 맛을 내 주는 주요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우리 전통 콩발효식품은 자연에 존재하는 세균 또는 곰팡이에 의해 발효과정을 거처서 만들어진 슬로푸드의 대명사이다. 맛을 내는 향미성분이 풍부해지고 기능성 물질 생성이 더 증가되고, 좋은 맛과 향기를 지닌 우리 음식의 기본양념의 대표가 되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대한민국 밥상의 주인노릇을 하였던 전통 발효식품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섭취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즉, 밥 중심인 우리 식생활에서 밥과 함께 주로 김치, 장아찌나 전통장류 등을 섭취하게 되면 그 속의 함유된 소금 섭취량이 높아지게 되어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는 일부 보고로 발효식품 섭취를 우려하고 꺼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국내 식품/영양/약학 연구자들은 발효식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 제시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통발효식품 중 된장은 암예방 탁월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 예방 및 치료 효과에 대해 전통장류의 많은 건강기능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발효식품의 섭취를 통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주고, 인체의 방어력을 높여주는 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발효기능성 소재의 기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비만의 경우에 만병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요즈음 현대인들은 체중의 증감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과 예민하게 반응하여 건강관리를 위한 다이어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과체중 및 비만을 가진 한국인대상으로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 고추장 및 청국장을 섭취에 대한 효능평가 임상연구 결과도 발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전통 콩발효식품 섭취가 체지방 및 복부지방 감소와 동맥경화 위험 요인 개선은 대사성 만성질환 이외에 노인성 질환 예방도 가능하다는 결과였다. 

지난 2010년 11월 ‘발효식품의 현황과 세계화 방안 국제심포지엄’ 행사가 열렸다. 우리 발효식품의 현황과 우수성을 확인하고 한국 발효식품의 특징과 차별화 방법을 제시해 발효식품의 세계화에 기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요즈음 세계인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동양음식으로 쏠리고 있다. 세계인들이 한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우리 식품에는 발효식품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인들 사이에서 일본의 청국장인 낫도가 여러 가지 이유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우리가 300여년 먹어온 청국장이 일본의 낫도보다 우월하면 우월하지 못하지 않다. 

우리나라 발효식품인 김치, 전통장류 등을 세계화를 위한 방안은 단순히 맛이 좋다거나 몸에 좋다는 식의 홍보보다는 철저한 학술적 토대와 그 우수성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해외홍보 활동을 통해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립해야한다. 

다수의 선진 국가들이 자신들만의 발효식품을 개발해 세계적 규모로 발효식품을 마케팅에 나서서 방대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강학적 기능성과 최고의 품질로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한국 전통발효식품 기술 개발과 과학적 근거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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