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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한번 오르면 "요지부동"

우리나라 외식 품목의 물가가 가격 하락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로 전체 평균 물가 2.0%보다 0.7% 포인트 높았으며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9개 가운데 가격이 내린 품목은 단 1개도 없었다.

외식 물가의 전년 동월비는 1999년 1월(-1.4%)부터 11월(-0.3%)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매월 상승세를 보여왔다.

전월 대비로도 외식 물가는 2000년 12월 -0.1%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가 없었다.

경제 위기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작년 10월부터 전월 대비로 한 번도 물가가 내리지 않은 외식 품목은 설렁탕, 비빔밥, 김치찌개, 불고기, 탕수육, 튀김닭, 피자, 스파게티, 생맥주 등 17개에 달했다.

특히 외식 물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2007년 10월을 기준년으로 비교하면 올 10월의 외식 물가는 9.2%나 급등했다.

이는 외식업자들이 올해 유가와 원자재값 하락 등으로 가격 인하 요인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올려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튀김닭은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7.2%나 폭등했다.

튀김닭은 전년 동월 대비로 올해 1월 6.2% 상승한 이래 2월 6.5%, 3월 7.4%, 4월 8.4%, 5월 8.6%, 6월 8.2%, 7월 7.8%, 8월 7.3%, 9월 7.3%로 매달 외식비 중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유명 프랜차이즈 계열의 튀김닭의 경우 지난해 1만~1만원대 초반 수준에서 올해는 1만원대 중후반~2만원대까지 치솟아 서민들이 쉽게 사먹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통계청측은 "튀김닭은 지난해 유가 상승으로 값이 크게 오른 뒤 좀처럼 내리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생닭 값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서비스업 특성상 한번 오르면 가격이 내리지 않는 속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튀김닭에 이어 가족 및 단체 회식에 주로 먹는 메뉴인 삼겹살은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6.1%, 삼계탕은 5.5%, 돼지갈비는 4.6% 올랐다.

학교급식비와 구내식당 식사비도 각각 4.6%와 3.9%가 급등해 학생 및 직장인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식품인 피자와 햄버거도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4.5%와 3.7%가 상승했고 스테이크(3.0%), 스파게티(2.9%), 돈가스(2.5%), 라면(2.5%) 등도 올랐다.

10월에 작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0'인 품목은 39개 조사 대상 가운데 식당에서 사먹는 죽, 소주, 과실주와 아이스크림뿐이었다.

한편 2007년 10월을 기준년으로 했을 때 김밥은 물가 상승률이 무려 25.2%에 달했으며 라면(20.4%), 피자(18.3%), 튀김닭(16.8%), 자장면(14.6%), 짬뽕(13.4%)도 크게 올랐다.

전월비로는 생선초밥의 물가가 7월 0.1%, 8월 0.8%, 9월 0.3%, 10월 0.1% 등 4개월 연속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