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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썩은 배추에 가격 폭등까지...수급조절 실패한 aT

여야 의원, 농해수위 국감서 배추.무 등 주요 농산물 가격 폭등 사태 지적
이양수 의원, "직배 배추 대부분 썩어가는 상태, 김치업체에 헐값에 넘겨"
서삼석 의원, "비축 농산물 내부지침 근거 없이 팩스로...형평성 문제 제기"
홍문표 의원, "배추.무 농가 어려움 호소"...김장철 대비 현장 조사 주문
이병호 사장, "올해 수매비축 수급관리 사업 부족한 점 있었다, 개선책 수립"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여야는 12일 배추 가격 폭등에 따른 '금배추', 썩은 배추 유통과 관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aT)의 엉터리 수급정책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이병호 사장 역시 올해 수매비축 사업에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이개호)는 이날 한국농어촌공사 등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병호 aT 사장을 향해 수급조절품목인 배추와 무 등 주요 농산물의 가격 폭등 사태에 대해 지적하며 "공사가 배추비축의 의무를 완전히 게을리해서 국민건강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aT가 썩어가는 배추를 헐값에 김치공장에 판매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aT 직배 배추의 대부분이 썩어가는 상태고 진물러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수준의 배추라고 지적하고 상품가치가 폭락해 헐값에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상태가 좋지 않은 배추에 대해 aT가 한 답변이)'겉면에 오염부분을 제거하고 (배추)속으로만 김치를 담그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속도 썩었다. 그걸 답변이라고 하느냐"고 질책하고 "배추 보관한계일도 다 넘겼다. 배추 보관한계일 90일을 넘겨 188일까지 보관하니 썩지 안 썩겠느냐, 공사가 배추 비축의 의무를 완전히 게을히 해서 국민 건강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당 권성동 의원도 "배추는 주로 강원도 지역에서 수매하는데 (강원도)여기는 정부 비축기지가 아니고 전부 민간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보관상태가 안좋으니까 품위가 떨어진 농산물이 나오는거 아니냐, 민간창고에서 운영하니까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서삼석 의원은 aT가 비축하고 있는 '배추'를 업체들에게 내부지침 근거도 없이 팩스로 신청 받는 등 비축농산물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전자로 모든 조달 사무가 처리되는 이 시점에서 18세기도 아니고 팩스로 선착순 신청하는 이런 시스템이 어디있느냐"며 "배정 물량도 고무줄처럼 배정되는가 하면 한 개 업체가 중복해서 물량을 받아갔다. 팩스 신청 시스템은 개선에 대해서 고민도 해야겠지만 위원회 차원에서는 내부사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에 따르면 aT 비축농산물은 시중가격보다 염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혜택으로 볼 수 있어 업체간 균형을 맞추는 공정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2018년부터 2020년 9월까지 aT 비축배추 선착순 판매는 총 7번이 있었다. 같은 기간 배추 물량을 배정받은 86개 업체를 분석한 결과 31%인 27개 업체가 2번 이상 중복해서 배추를 받아갔다. 3개 업체는 5번에 걸쳐 물량을 배정받았다. 


한번도 물량을 못 받은 업체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중복배정 문제를 제한하거나 규제하는 별도의 aT규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이병호 사장은 "개선하겠다"며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만들어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과학적인 농산물 수급 안정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aT가 2019년에는 배추가 1만1000톤, 무 8000톤을 비축해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그 양이 배추가 3200톤, 무 1200톤이다. 비축한 시점, 양이 전체 시장 수요에 못 미치면서 배추.무 값이 폭등해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지불하고 생산자들은 여러가지 환경에 의해서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올해 우기가 위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어서 농산물에 관한 변동성이 컸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제는 과학적 예측으로 본래 기능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올해 수매비축 수급관리 사업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고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농산물 수급관리 문제점을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고 개선대책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문표 의원은 가격 폭등에 따른 다가올 김장철 대책을 묻자 이 사장은 "김장철 무. 배추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김장철에 무, 배추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다만 고추, 마늘, 양파 등이 비싸서  양념류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이 사장에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침을 날렸다.


홍 의원은 "고랭지 배추는 끝났지만 일반 농가의 배추, 무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이번 김장철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침이고 농촌 농민들의 생각이다"라며 "시도별로 어느 정도 생산되는지 aT의 정보와 채널을 통해 점검을 해라. 그래서 부족한 곳은 지금이라도 빨리 극약처방을 해야 한다. 좀 늦었지만 10월 말 안으로 빨리 평가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사장은 김장철을 대비한 조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