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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가구공룡 이케아, 대만선 식품 공룡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대만 소비자 10명 3명은 음식을 위해 이케아(IKEA)를 방문한다. 이케아(IKEA)는 스웨덴의 가구 제조 기업으로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제작해 조립과 배송 비용이 없는 DIY 제품 판매로 발전하고 유명해진 글로벌 기업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TI 조사에 따르면 대만 이케아(IKEA Taiwan, DFI Home Furnishings Taiwan Ltd.)는 현재 대만에 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 현지 소비자들은 스칸디나비아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위해 이케아를 방문 할 뿐만 아니라 이케아 매장 내 식당에서 판매되는 미트볼, 족발 및 닭 날개와 같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요리를 맛보기 위해 방문한다. 이케아에서 식사는 쇼핑 경험의 일부가 된 것이다.

대만 이케아의 조사에 따르면 방문 고객의 30%는 식사를 위해서 이케아 매장을 방문한다. 이케아 본사에서도 이케아 식품에 대한 대만 소비자의 열정에 주목했다. 이케아 매장 내에서 제공하는 식품 서비스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 스웨덴 식품 마켓, 비스트로(bistro)가 포함된다. 

대만에서 이케아 식품 사업은 5개 매장 모두에서 총수입의 12%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유럽의 이케아에서 식품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기여도는 8%이다. 

이케아 관계자에 따르면 12%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이는 수치일 수도 있으나 이케아는 가구 전문점이며 소파, 침대와 같은 가구는 단가가 높아 NT $10,000 (한화 약 38만 원) 이상의 수익을 쉽게 창출할 수 있지만 식품은 단가가 훨씬 낮다. 커피 한 잔에 NT$ 35(한화 약 1,300원) 판매 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대만 이케아의 식품 사업 수입은 거의 30% 증가했다.

이케아 식품 사업의 성공 비결은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가격대를 꼽을 수 있다.

대만에서는 스웨덴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거의 없으며 스웨덴 식당은 가격이 높다. 이케아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웨덴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케아의 대표적인 메뉴 미트볼(Köttbullar meatballs)은 10개(과일 잼, 감자 샐러드 포함)에 NT $120(한화 약 4600원)에 판매된다. 작년(2018년)에 대만에서 1900만 개의 미트볼이 판매됐다. 

저렴한 가격은 창립 이래 이케아의 주요 컨셉이다. 이케아의 창립자 잉그바 캄쁘라드 (Ingvar Kamprad)는 대중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가구, 인테리어 용품 및 식품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서 저렴한 가격을 추구했다. 그러나 다른 국가의 이케아와 비교해서도 대만의 이케아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합리적인 가격 전략을 구현한다. 

대만 이케아는 일 년에 최소한 2회의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경쟁 업체 제품과 가격을 비교해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이 적절한지 확인한다. 


그뿐만 아니라 2016년 이케아 본사에서 도입한 '1, 2, 3원칙 (아침 메뉴 1유로, 점심 메뉴 2유로, 저녁 메뉴 3유로)'은 다른 국가의 이케아에서는 일정 기간만 진행했지만 대만 이케아에서는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대만의 이케아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메뉴에 따라 각각  NT$ 49 (한화 약 1900원), NT $99 (한화 약 3800원), NT $149 (한화 약 5700원)의 저예산 메뉴를 제공한다. 어린이 식사 메뉴는 NT $80에 불과하다. 가장 고가의 메뉴도 NT $400 (한화 약 1만5000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대만 이케아의 관계자는 "다양한 식사 메뉴 및 음식을 폭넓은 가격대로 제공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 시킨 덕분에 높은 성장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아늑한 분위기도 한몫한다.

대부분의 식당은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점심시간, 저녁시간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에만 운영하는 반면 이케아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이케아 매장 운영 시간 동안 내부 식당을 운영하며 외부 음식의 반입을 허용한다. 케이크를 사 와서 생일 파티를 하거나 동창회, 가족 모임 등 다양한 모임도 가능하다.

대만 이케아의 식당은 대만 현지인의 취향을 반영해 일반 메뉴를 자주 변경한다. 이케아는 일부 식당 메뉴를 필수 메뉴로 규정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 미트볼과 연어 살코기(salmon fillet)는 스웨덴의 대표 음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필수 메뉴이다. 

그러나 대만 이케아는 대만인의 기호와 취향을 반영해 필수 메뉴를 조정한다. 스웨덴 이케아에서는 연어 살코기가 밀 필라프(wheat pilaf)와 함께 제공된다. 하지만 필라프는 대만에 냉동식품으로 수입되기 때문에 해동 및 가열 후 제공되므로 별로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만 사람들 대부분이 식사로 밥(쌀)을 먹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밀 필라프 대신에 버섯 리조또를 연어 살코기와 함께 제공하자 매출이 30% 증가했다. 

또 다른 예로 어린이 메뉴의 변경이 있다. 기존 이케아의 어린이 메뉴는 6개의 미트볼로 구성됐다. 하지만 대만 이케아는 본사의 메뉴 변경 승인을 받아 생선튀김, 감자튀김, 토마토소스 파스타, 음료로 구성된 새로운 어린이 메뉴를 만들었다. 그 결과 판매는 200% 이상 증가했다. 대만 이케아의 어린이 세트 메뉴는 스웨덴의 이케아 메뉴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 이케아에서도 비슷한 조합으로 어린이 메뉴를 구성했다.

어린이 메뉴의 구성이 단지 미트볼의 개수만 줄이는 것이라면 일반 메뉴를 주문해 나눠 주면 되므로 굳이 어린이 메뉴를 주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고 만족시키는 예리한 감각으로 전통 음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설날 시즌에는 많은 식품 소매업체에서 불도장(佛跳牆)을 판매한다. 불도장은 스님이 담장을 넘는다는 뜻으로 스님도 유혹을 참지 못하고 담장을 뛰어넘을 정도로 맛있는 요리로 큰 냄비에 다양한 귀한 재료를 넣고 몇 시간 동안 끓인 전통 요리이다. 대만 이케아는 2018년 설날 동안 합리적인 가격의 불도장을 출시하고 계절한정으로 판매하여 5주 동안 1만4000개 판매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지역 편의점에서 잘 팔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만 이케아는 2017년 말말차(maicha)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여름 한정으로 망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바삭바삭한 닭 날개 튀김은 대만 이케아 매장에서 제공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요리이다. 닭 날개 튀김 2조각에 NT$ 45에 판매됐으며 2018년 기준 판매량 측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이었다.   

aT 홍콩지사 관계자는 "바쁜 생활방식 속에서 외식의 빈도수 증가와 함께 외식 메뉴 선정 시 고가의 메뉴를 선택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기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와 같은 흐름에 힘입어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식품을 파는 곳의 선호도가 증가, 합리적인 가격대의 외식 메뉴 및 간편식의 출시로 합리적인 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