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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랜드] 일본에 등장한 1캔에 200원짜리 맥주...그럼 국내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우리나라 편의점에 1만원에 4캔 수입맥주을 넘어 1캔에 200원짜리 수입맥주가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버리는 식품에 대한 문제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일본은 이같은 이야기가 이미 현실이 됐다. 국내 식품산업계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26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일본 루피시아 본 마르쉐 다이칸야마점에서 상미기한이 지난 수입맥주, 쿠키, 초콜릿, 조미료 등을 각각 20엔(한화 약200원)에 판매했다. 상미기한은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보관했을 때 맛과 신선도가 유지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상미기한이 식품의 최상상태 유지기한을 뜻한다면, 유통기한은 식품의 변질기한이다. 일반적으로 상미기한이 유통기한보다 짧다. 일본은 상미기한제를 택하고 있고, 한국은 유통기한을 사용하고 있다. 즉, 일본 식품이 상미기한을 지났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일정기한동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루시피아 본 마르쉐에 비정기적으로 상품이 입하되기 때문에 판매 품목은 일정치는 않지만, 일부 상품은 정가가 4000엔(4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상미기한 내 상품 특가판매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루피시아 본 마르쉐 다이칸야마점은 인기상품은 대량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1인5점까지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루시피아 본 마르쉐는 지난해 1월부터는 상미기한이 지난 상품까지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수량은 1만개 이상이다. 매장에는 상품 가격과 함께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를 명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상미기한으로 인한 고객불만은 없다고 한다.

유통기한과 상미기한 사이의 상품으로 자칫 고객불만이 나올 법도 하지만, Kati가 해당 점포 점장의 말을 인용한 것에 따르면 상미기한이 지난 상품 구매로 인한 고객 불만 등은 1건도 접수된 적이 없다.

일본 내에서도 상당수 기업이 상표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며 상미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난 식품을 폐기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을 시음·시식해보는 기회가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상품 구입처 중에는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는 제조사와 도매업체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소비자청은 2018년 3월 18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먹을 수 있는데 버려지는 식품로스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식품로스 문제를 알고 있는 사람은 73.4%로, 전년 65.4%보다 8%p 상승했다. 또한, 식품로스를 줄이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음식을 남기지 않음’(69.7%)이 가장 많았고, 이어 ‘상미기한이 지난도 바로 버리지 않고 먹을지 말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한다’(51.3%)고 많이 이가 답했다.

식품로스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먹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상미기한이 지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대목이다.

Kati 오사카지사 관계자는 “일본은 최근 식품로스를 줄이기 위해 ‘연/월/일’로 표기되던 상미기간 표기를 ‘연/월’로 간소화 시행과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도록 포장 용기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앞으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식품로스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