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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맛.멋.펀] 다른 나라에도 추석이 있다?...세계 각국의 추석 음식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가을 추(秋), 밤 석(夕) 가을 밤이라는 뜻의 추석은 '가을의 달빛이 가장 밝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음력 8월 15일...오곡백과(五穀百果)가 영글어가는 가을, 우리 선조들은 한 해 수확을 감사하며 햇곡식과 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들과 풍성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최초의 추석의 기록은 '삼국사기'다.

“왕이 육부를 정한 후 이를 두 패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편을 짜고, 7월 16일부터 날마다 육부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했는데 밤늦게야 일을 파하게 하고 8월 보름에 이르러 그 공의 다소를 살펴 지는 편은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 사례하고 모두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하였으니 이를 가배라 한다. 이때 진 편의 여자들이 일어나 춤추며 탄식하기를, ‘회소회소’ 하였는데 그 소리가 구슬프면서 아름다웠으므로 뒷사람들이 그 소리를 인연으로 노래를 지어 회소곡이라 하였다.”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신라시대 때 세시명절로 자리 잡은 추석은 고려에 오면 큰 명절로 여겨져 9대 속절에 포함됐다.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졌고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 주 하나로 꼽힌다.

추석은 한국 만의 고유의 문화는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도 명칭은 달라도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의미의 명절이 있다. 세계 각국의 명절 이야기를 소개한다.

◇ 중국 '중추절'...가정의 화목.단합 기원 '월병'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력 8월 15일을 '중추절'로 지정해 풍년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중추절은춘절, 단오절과 함께 중국 3대 명절 중 하나로 꼽는다. 

중국 국무원은 2006년 중추절을 국가지정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2008년에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중국은 중추절에는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배월(排月)이라고 한다. 달빛이 내려 비추는 마당, 누각 등에서 향로, 초, 월병, 과일 등을 차려 놓고 절을 하는데 한국의 제사와 다른 점은 여자들이 제사를 재주한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월병을 먹는다. 가족이 모여 월병을 먹고 달에 제사나 소원을 빌며 가정의 화목, 단합을 기원한다. 월병은 대부분 보름달 같은 원형이며 월병 안에는 대추, 팥앙금, 야자열매, 과일, 고기 등 다양한 소가 들어간다. 

중국의 중추절 음식은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중국 남쪽 내륙지방 광저우에서는 우렁이를 볶아 먹는 풍습이 있다. 강소성, 절강성에서는 게를 올린다. 토란도 많이 사용되는데 광둥성의 일부 지방은 8월 수확철을 맞아 제사 음식으로 사용한다. 강남(보통 양쯔 강 이남을 지칭) 일대는 월병 외에 계화꽃 오리를 꼭 먹는다. 계화꽃 오리는 계화꽃 꽃잎을 따서 만든 조미료로 오리고기를 요리한 것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 일본 '오봉절'...고기.생선 배제 '두가지 국, 다섯가지 야채요리'

오봉절은 매년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지내는 일본 최대의 명절이다. 일본의 추석인 오봉절은 석가모니의 제자 목련존자가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귀 지옥에 떨져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석가모니에게 물어 7월 15일에 공양을 한 것에서 유래됐다. 음력 7월 13일~15일을 중심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것이 현재 양력 8월 15일로 정착된 것.

8월 13일에는 조상의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집 앞 현관에 불을 밝히고 불단에 야채나 과일 등을 차려 놓는다. 8월 16일에는 조상의 영혼을 다시 돌려보내기 위해 현관에서 환송의 불을 밣히고 지방에 따라서는 불단에 올렸던 공물을 바다나 강으로 떠내려보기도 한다. 

제례 음식에는 고기가 생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오봉절에는 고기나 생선을 일체 배제한 재료만 사용해 두가지 국과 다섯가지 야채요리가 오른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목기만 사용한다.  

우리나라 송편과 같은 쌀로 빚은 '즈키미 당고' 떡을 나눠 먹으며 친지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 필리핀 '만성절'...필리핀식 송편 '수만'

필리핀에도 한국의 추석과 같은 만성절이 있다. 필리핀의 만성절은 11월 1~2일이다. 고향을 방문하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연을 날리는 전통놀이를 하는 등 우리와 비슷한 풍습으로 추석을 보낸다. 

우리와 다른 점은 카톨릭문화권처럼 꽃과 촛불로 묘지를 장식하는 것인데 촛불과 함께 묘지에서 밤을 새우며 대화를 나눈다. 어린이들은 초에서 떨어지는 촛농을 모아 찰흙처럼 만드는 놀이를 즐긴다.

찹쌀로 만든 케이크와 바나나 잎에 싼 찹쌀, 코코넛, 설탕 등을 넣고 찐 전통음식 수만을 먹으며 가족 간 화합을 다진다. 필리핀의 송편인 셈.

◇ 베트남 '쭝투'...만사형통 행운 바라며 '반쭝투'

베트남도 음력 8월 15일에 중추절을 보낸다. 쭝투는 한자 중추라는 뜻으로 우리의 추석처럼 큰 명절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쭝투는 국가공휴일이 아니다. 현재의 쭝추는 어린이를 위한 날에 더 가깝다. 쭝투에 부모들은 평소 바빠 아이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의미로 아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고 전통 베트남 문화를 소개한다. 보름달 맞이, 연등 행사, 가면, 용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 한다.

우리가 추석에 송편을 먹는다면 베트남은 반쭝투를 먹는다. 반쭝투는 찹쌀로 만든 쫄깃한 빵과 구운 빵 두 종류가 있으며 사격형,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에 대한 철학적 사상을 나타낸다. 만사가 형통하고 행운이 넘치며 아이들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반쭝투는 조상들에게 올린 후 보름달이 뜬 밤에는 아이들이 나눠 먹는다. 

◇ 미국 '추수감사절'...첫 수확의 기쁨 '칠면조구이, 호박파이, 으깬 감자'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추수감사절'이라는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명절을 지낸다. 17세기 초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첫 수확을 거둔 후 이를 기념한 데서 유래됐다. 1789년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국가적 기념일로 선포했다.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도 쉬어 4일간의 연휴를 즐긴다. 대개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만찬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칠면조구이, 호박파이, 으깬 감자(매시드 포테이토) 등이 있다. 1621년 청교도들이 정착지에서 첫 추수를 마친 것을 감사하며 도움을 받은 원주민들을 초대해 옥수수와 야생 칠면조 등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나눈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실제로 추수감사절이 되면 요리를 위해 희생되는 칠면조 수가 4000만 마리 이상이라고 한다.

칠면조 구이는 다양한 재료를 넣고 굽기도 하는데 칠면조 안에 바삭하게 말린 빵과 사과, 햄, 말린 크랜베리 등을 집어 넣는다. 이렇게 만든 칠면조 요리를 '스터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추석에 강강수월래 등이 있다면 미국에는 '미식축구'와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 추수감사절에는 가족이 함께 프로미식축구경기를 시청하는 전통이 있다. 이 전통은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오고 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블랙프라이데이로 정해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소매업체의 경우 1년 매출의 70%가 이날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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