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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마켓] '아몬드.쌀.귀리'...두유 가고 식물성음료 뜬다

지난해 두유 소매시장 매출규모 3791억...최근 3년간 1.4% 증가 그쳐
정식품.매일유업 등유업계, 아몬드.쌀.귀리 등 식물성음료 출시 잇따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두유 시장이 성장정체에 빠졌다. 이는 두유를 대체할 음료가 다양해 졌기 때문인데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두유 소매시장 매출규모는 지난 2015년 3738억 원에서 2017년 3791억 원으로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분기별 매출규모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추운 계절인 1분기와 4분기 매출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두유를 차갑게도 마시지만 겨울에 온장고에서 판매되는 병두유의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온장고에서 판매되는 병두유는 추울 때 마시는 따뜻한 음료 역할 외에 아침 대용으로도 많이 마시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병 베지밀 매출은 2017년 9월 대비 10월에 30%나 증가했고 온장고에서 판매되는 참두유는 2016년 12월 대비 2017년 12월에 판매량이 110%나 증가했다.

검은콩 두유는 분기별 매출에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흰콩 두유는 상대적으로 1분기와 4분기 매출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이는 병두유로 판매되는 제품에서 흰콩 두유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제조사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베지밀을 판매하는 정식품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위는 삼육식품으로 두 회사의 매출액 합계 비중은 무려 76%를 초과한다.

소매채널별로는 독립슈퍼(24%), 편의점(21%), 할인점(20%) 등의 순으로 판매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기호식품인 두유는 근거리 쇼핑 채널에서의 판매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 유업계, 아몬드.쌀.귀리 등 식물성 음료 출시 잇따라
세계 식물성음료 시장 규모 18조3000억 120% 성장률 

두유는 1970년대 제품으로 출시된 이후 건강음료로 자리 잡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두유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음료가 늘어나면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콩 외에도 아몬드, 쌀, 귀리 등과 같응 다양한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식물성음료는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는 163억 달러(한화 18조3000억 원 상당)로 전망됐다. 이는 2010년 74억 달러(한화 8조3000억 원 상당)보다 두 배 이상 규모로, 성장률은 120%가 넘었다.



정식품은 지난 2016년 식물성 건강음료 제품인 '리얼 코코넛'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 ‘리얼 아몬드’와 ‘리얼 월넛’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건강, 영양, 뷰티’ 를 추구하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타입의 식물성 건강음료 시리즈다. 리얼 코코넛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개, 1년 만에 500만 개 넘게 팔려 나갔다. '리얼 시리즈' 3종 모두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해 피부미용과 노화 방지, 혈액순환 등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E’의 1일 치를 100% 함유하고 있다. 

정식품 관계자는 "최근 식물성 건강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새롭게 아몬드 음료를 추가해 제품 라인업을 늘리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며 "특히 건강을 생각해 칼로리와 당 함량을 크게 낮춰 ‘리얼 시리즈’의 주 소비자층인 20~30대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미국의 블루다이아몬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아몬드 브리즈’를 판매 중이다. 아몬드 브리즈는 아몬드를 갈아 만든 100% 식물성 음료로 2015년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최근 3년간 매출이 150% 이상 증가했다. 오리지널 외에 바나나맛, 초콜릿 맛을 추가적으로 출시, 최근에는 커피 베이스 제품인 ‘아몬드 브리즈 바리스타 블렌드’까지 선보였다.

코카콜라도 최근 식물성 원료인 아몬드로 만든 씨앗음료 브랜드 ‘아데스’를 선보이는 등 식물성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 출시돼쓴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아데스는 캘리포니아 아몬드가 사용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살린 제품이다.

아몬드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 외에도 곡물로 만든 식물성 음료도 눈에 띈다. 

다노에서 판매하고 있는 ‘베러댄밀크오트밀크’는 볶은 귀리나 귀리가루를 우유에 섞어 마시는 형태가 아닌 귀리를 이용해 귀리유를 추출해 만든 제품이다. 우유처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 동시에 귀리의 고소함도 느낄 수 있다. 서강유업에서는 쌀로 만든 ‘라이스밸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식물성 라이스 밀크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 중국, 두유 소비량 증가세 1조 7000억 시장 잠재력
"중국 전통 또우지앙과 차별, 2030세대 여성 공략해야"

국내에서는 성장이 둔화됐지만 2017년 이후 중국에서는 두유제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aT에 따르면 중국 두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100억 위안(한화 약 1조 7000억 원)의 시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016년 통계된 중국 내륙의 1인당 두유 소비량은 0.75리터로 대만의 2.68리터, 홍콩의 10.78리터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이며 1인당 두유 소비 금액 또한 홍콩 169.6위안(한화 약 2만 8700원)정도인데 반해 중국 내륙은 5.67위안(한화 약950원) 수준이다.

현재 중국 내륙의 두유 소비량이 저조한 이유는 아직까지 중국 내륙 소비자 대부분이 우유와 또우지앙(豆浆, 콩물)을 더 선호해 두유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홍콩에서 두유 소비량이 많은 이유는 중화권 두유 업계의 유명 브랜드인 웨이타나이(维他奶)가 홍콩을 기반으로 시작했고 영국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 홍콩의 ‘애프터눈 티 문화(오후 2~4시 차와 간식을 즐기는 문화)’가 두유라떼 등 다양한 음료개발을 촉진하면서 두유 소비를 확대시켰다.

중국에서 두유 업계가 성장하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제품 종류와 맛이 다양하지 않아 선두 브랜드인 웨이타나이(维他奶)의 시장 지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웨이타나이(维他奶)는 중국 전체 두유 시장의 41.42%를 점유하고 있으며 웨이이(唯怡), 웨이웨이(维维), 주밍(祖名), 바이위(白玉)가 각각 26.5%, 10.3%, 4.2%, 2%를 차지하며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두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4%이며 웨이타나이(维他奶)와 웨이이(唯怡)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3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볼 때 중국 두유 시장은 상위 업체의 강력한 독과점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륙의 두유 판매액은 2011년 50.8억 위안(한화 약 8612억 원)에서 2017년 90억 위안(한화 약 1조 5000억 원)으로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내 두유 소비량은 73.7만 톤에서 109만 톤으로 증가했다. 

중국 업계는 ‘친환경, 천연, 건강’ 소비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두유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두유 판매액이 최고 100억 위안(한화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제품군이 다양한 한국산 두유가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전통적 콩 음료인 또우지앙(豆浆, 콩물)과의 차별점을 둬야한다"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중국 현지 2030세대 여성을 집중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