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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금] 월드컵 특수에 웃는 건 '치킨업계' 뿐, 농가는 '울상'

BBQ.bhc.교촌 등 매출 2배 이상 증가...공급과잉 산지 닭값 26% 하락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치킨업계가 8년 만에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반면 육계 사육농가들은 20년 내 최악의 가격 하락에 울상이다.


◇ BBQ.bhc.교촌 등 치킨업계 매출 2배 이상 증가...8년 만에 특수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가장 덕을 본 업종은 단연 치킨다. 한국 대표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18일 치킨 업계 매출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8일 오후 6∼12시 치킨 업종에서 개인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일주일 전보다 133.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자 업종은 127.6%,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48.1% 증가했다. 편의점 이용금액은 일주일 전에 비해 28.9%, 주점은 16.1% 늘었다. 



이처럼 치킨업계가 월드컵 시작과 함께 호황을 맞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8년 만에 특수다.

제너시스BBQ 그룹(회장 윤홍근)의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축구 경기가 열린 18일 지난주 대비 매출 상승 110% 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뿐 아니라 15일부터 17일 3일 간 이어진 초반 경기에서도 약 50% 의 매출 상승을 이뤄 내며 ‘축구경기 관람=치맥’ 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bhc치킨(대표 박현종)도 전주 월요일에 비해 약 80% 늘어났으며 전년대비 매출이 90% 상승했다. bhc치킨은 다소 주문량이 낮은 월요일 오후 퇴근시간대에 매출이 오른 것은 국내 첫 경기이며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관람할 수 있는 저녁 시간이였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 응원메뉴로 치킨을 많이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배달료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교촌치킨도 지난주 월요일과 비교해 매출이 60% 정도 상승했다. 교촌에프앤비(회장 권원강)는 교촌치킨 전 매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PV권(공공장소전시권)을 구매했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월드컵을 상업적으로 방영할 수 있는 권리다. 

◇ 산지 닭값 폭락...생산비 조차 건지기 어려워

반면 육계 사육농가들은 울상이다. 

월드컵 특수에 닭고기 대목인 7월 17일 초복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급과잉으로 산지 닭값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육계 사육농가들은 당장 뽀족한 대책도 없이 닭을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월 도축하는 닭의 마릿수는 9207만마리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증가한 수치다. 닭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오는 7월에는 1억815만 마리로 전년에 비해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육계 산지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육계 1㎏당 산지가격은 1137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539원에 비해 26%나 떨어진 가격이다. 한달 전 1431원과 비교해도 21% 하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육계 1㎏당 생산비가 1237원인 점을 고려하면 생산비 조차 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닭고기 성수기인 7,8월에도 육계값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7월 육계 산지값을 1㎏당 1300~1500원, 8월은 1300~140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업관측본부 이형우 박사는 “현재 닭값은 산지가격 기준으로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공정거래 이슈가 있어 그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변수는 있다. 월드컵 기간과 내달 초복을 맞아 소비량이 증가한다면 숨구멍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육계 사육농가들은 하반기 전망도 어둡게 내다 보고 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닭기고도 그렇게 계란도 그렇고 최악의 상황이다"면서 "일부 소비가 위축된 부분도 있지만 원천적으로 공급량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월드컵 등으로 약간의 영향은 있겠지만 예전처럼 전 국민이 열광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면서 "7월 치맥페스티벌, 초복 등 여러가지 호재가 있지만 워낙 공급량이 많아 쉽사리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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