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현장 브리핑]"음료 성수기 시작됐지만"...거품 꺼진 탄산수 시장

페리에,일화, 과일향 첨가해 라인업 확장 하고 있지만 반응은 '시큰둥'
6년 사이 11배 넘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성장율은 8%에 그쳐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 힌낮 기온이 25도까지 치솟은 강남의 한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의 탄산수가 진열돼있지만 소비자들은 생수코너에 더 손을 뻗는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소화를 위해, 갈증해소를 위해 탄산수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탄산수의 인기는 시큰둥했다.


탄산수 진열대 옆 생수를 구매한 회사원 이빛나(35)씨는 "수원지도 불분명한 탄산수보다 생수가 위생적인면에서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요즘은 과일향이 첨가된 탄산수도 많은데 그런 종류의 제품은 오히려 탄산음료와 별 차이점을 못느끼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100% 이상 성장하던 탄산수 시장의 인기가 식고 있다. 국내 탄산수 시장은 2010년 75억 원에서 2016년 856억 원 규모로, 6년 사이 11배 넘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탄산수 소매시장 규모는 846억원으로 전년(782억원) 대비 8% 성장하는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는 업체들도 나왔다. 대표적인 업체가 남양유업이다. 남양유업이 지난 2016년 탄산수 대표 브랜드로 키운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프라우 제주'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CJ제일제당도 지난해 제주도개발공사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프리미엄 탄산수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돌연 취소하고 사업에서 아예 발을 뺐다.


남아 있는 업체들은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일화는 '초정탄산수'의 새로운 라인업, '초청탄산 유자', '초정탄산 복숭아', '초정탄산 그린애플' 3종을 출시했다.


일화는 짜릿하고 시원한 탄산수에 세 가지의 천연 과일향을 더해 청량감이 배가된 점이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탄산수 열풍을 시작했던 페리에도 지난 2월 인공 탄산이 아닌 강한 버블과 미네랄이 조화를 이룬 천연 탄산수에 천연 딸기향을 강조한 '페리에 스트로베리'를 국내에 론칭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페리에의 점유율은 4.6%에 그쳤다. 현재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 코카콜라음료의 씨그램은 대대적인 TV 간접광고(PPL)와 프로모션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트레비의 경우 2016년 매출액은 500억원을 돌파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건강한 물, 소화 및 다이어트에 좋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성장한 탄산수 시장의 틈새에서 향을 첨가한 탄산음료가 마치 탄산수인 것처럼 표시·광고하는 것은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말한데 이어, 매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탄산수의 인기 요인이었던 미네랄과 다이어트와 무관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음료업계에서 한 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과일향을 첨가한 다양한 맛 개발이 아니라 생수의 대체제로 자리 잡을 만한 확실한 특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6년 현재 탄산수 시장점유율 1위는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49.2%), 코카콜라의 씨그램(22.7%), 일화 초정탄산수(10.2%)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