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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창간 16주년 특집>고종황제가 반한 커피, 어떻게 한국인의 기호식품 됐을까(2)

동서.남양으로 나눠지는 인스턴트 커피의 현재는?
IMF 외환위로 커진 믹스커피 시장... 커피전문점 확산속에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스틱커피와 '라떼'제품 인기 얻으며 프리미엄 경쟁 본격화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남양유업, 동서식품의 맞수로 떠오르다

2010년 유업계회사인 남양유업이 믹스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남양유업은 분유, 이유식 및 유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살려 믹스를 고급화 시킨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남양유업은 나주에 2013년 2000억원을 투자해 커피전용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전남 나주 금천면에  있는 커피전용공장은 연면적 2만6061㎡(8000평) 규모로 연간 7200톤, 커피믹스로 따지면 50억 봉지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커피믹스의 연간 판매량은 100억 봉지다.


프렌치카페를 출시 당시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네슬레를 가뿐히 제치고 짧은 시간에 동서식품과 경쟁관계로 떠오르며 시장에 안착했다.




카제인나트륨 논란은 부동의 1위 동서식품에 치명타를 안겼다. 동서식품은 카제인나트륨이 자연원료라는 설명과 함께 무해성을 주장했지만, 카제인나트륨을 천연카제인 성분으로 대체하는 설움을 겪게 됐다.


8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며 1위를 달리던 동서식품의 '모카골드'는 프렌치카페에 밀려 점유율이 70%대 중반까지 주저앉았다.


남양유업은 2013년 다시 신제품 '프렌치카페 누보'를 출시하며 "인산염을 빼고 커피의 수준을 높였다"는 문구로 동서식품을 공격했다.


당시 사측은 칼슘과 인의 불균형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인산염은 콜라, 햄, 라면, 커피믹스 등에 산도조절제로 첨가되지만 칼슘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칼슘의 배출을 돕기 때문에 가능하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프렌치카페 누보'의 칼슘 함량을 늘리고 비타민D도 첨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이 인을 과잉섭취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당시 동서식품은 "하루 1190㎎의 인산염 섭취는 지극히 정상적인 적이며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남양유업이 소비자 불안만 조장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남양유업과 동서식품은 자신들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제시하며 살벌한 점유율 경쟁을 지속했다.


동서식품은 이런 논쟁이 일어나기전부터 믹스커피시장의 수요가 원두커피로 옮겨가는데 착안, 2011년 '카누'라는 히트작을 출시하며 인스턴트원두커피 시장을 개척했다.
 


믹스커피는 '그만' 고급화 되는 소비자 입맛...경쟁상대는 커피전문점

달달한 '다방커피'를 즐기는 입맛은 노후된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커피믹스는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 배경에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보급이 한몫했다.


커피믹스는 2014년 당시 1조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9115억원까지 낮아졌다.

반면, 커피전문점은 같은시기인 2014년 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동서식품이 2011년 출시한 '카누'는 인스턴트커피보다 많은 원두를 사용한 데다 짧은 시간 동안 원두를 낮은 온도에서 추출하는 APEX 공법과 LTMS 추출법이 적용해 동서식품에 다시 한번 영광을 안겨줬다. 


동서식품은 '카누' 제품에 커피 농도를 높인 '카누 더블샷 라떼', '카누 디카페인', '카누 라떼',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공략하는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루카스나인 라떼'를 선보였다. 남양유업의 50년 우유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9기압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와 1A등급의 원유를 사용한 전용 크리머를 사용했다. '루카스나인 라떼'는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6000만봉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산양분유'로 유명한 일동후디스도 지난해 말 새로운 콘셉트의 스틱 커피 '노블'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노블'은 스틱 커피에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더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노블'은 노블’은 그린커피빈 추출물을 블렌딩하여 일반 커피보다 황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을 2~3배 높였으며 스페셜티 원두인‘예가체프 코케’와 식물경화유지가 아닌 코코넛오일 및 1A등급 우유를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믹스의 소비층이 커피전문점으로 옯겨간 사실은 인정한다"며 "인스턴트 커피 업계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발 맞추는 등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