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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냐 음료회사냐' 최성원 부회장을 둘러싼 두 시선

광동제약, 미국과 중국에 현지 법인 세워 '물장사'만 덩치 키워
전체 매출의 1~2%만 R&D 투자...최 부회장 체제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도 탈락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광동제약이 의약품 사업 본업보다 음료 부문에 집중하면서 정체성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 등 음료 판매를 위한 해외 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음료사업에 힘을 싣고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미국 현지법인인 'Kwangdong USA'를 설립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현지에서 직접 영업활동으로 유통망을 확보해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의 매출을 증대하고자 법인을 설립한 것. 자본금은 총 200만달러(약 24억)가 투입됐다.


미국법인에 이어, 지난해에는 20만달러(약 2억원)를 출자해 중국 지린성 투먼시에 설립한 판매법인 '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의 막바지 출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이 곳을 통해 비타500, 쌍화탕의 판매를 독려할 예정이다.


사측은 "비타500, 쌍화탕 등을 중국 현지에서 OEM 생산하고, 영업활동으로 유통망을 확보해 중국의 기능성 음료시장에 진출하고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그 배경을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일등공신인 삼다수의 판매계약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체결하며, 2021년 12월 14일까지 판매권을 따냈다. 이 계약을 통해 제주개발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유통망과 코카콜라음료가 판권을 가져간 비소매·업소용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삼다수 소매용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됐다.


제주삼다수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30%에 육박한다. 광동제약은 올해 삼다수 매출을 그간 공시한 실적 중 최대치인 22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음료사업에 열을 올리는 동안 의약품 부문은 '제약사'라고 칭하기 만망할 정도다. 


2012년 보건복지부의 ‘혁신형제약기업’에 지정됐던 광동제약은 2015년 재인증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인증 연장을 위한 평가요소로는 매출액 대비 R&D 비율, 인적․물적 투입자원의 우수성, 연구개발 활동의 혁신성, 기술적․경제적 성과의 우수성과 국민보건 향상에 대한 기여도 등을 검토한다.


업계는 제약사이면서도 매출액의 1~2% 만 R&D 비용으로 내놓은 인색함을 탈락 이유로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최성원 부회장 체제 이후 본업인 의약품보다 음료사업 확대와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인 코리아이플랫폼 인수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수익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하"라며, "음료의 매출이 반 이상인 광동제약은 상위권 제약사라기보다 식음료회사라고 봐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매출액은 8634억 원, 영업이익 276억 원, 당기순이익 205억 원이었다. 부문별 매출은 ‘삼다수’가 29.1%,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제품이 28.2%를 차지한 반면, 의약품 매출은 10% 내외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