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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민낯 취재] 정관장 잡아라...홍삼 틈새시장 노리는 후발주자들

동원F&B, 한국야쿠르트 등 '발효홍삼' 제품 잇따라 출시..."사포닌 흡수율 높였다"
정관장 "발효홍삼 제품 출시 계획 없어...다양한 홍삼 유효 성분 조화가 가장 중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홍삼시장 1위 KGC인삼공사(대표 박정욱) 정관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틈새 시장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정관장이 버티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는 전통 홍삼 제품보다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 시장을 개척해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삼 시장에 핫이슈는 '컴파운드K', 즉 발효시킨 홍삼이다. 홍삼 후발주자들은 홍삼의 유효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체내흡수율을 높인 발효홍삼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컴파운드K는 홍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를 잘 분해하지 못하는 한국인 특성을 고려해 진세노사이드를 잘게 분해해 체내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분해된 성분이다.

컴파운드K를 함유한 홍삼을 섭취하면 사포닌 효능이 탁월하는 것인데,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에 따르면 일반 인삼을 섭취한 실험자에 비해 컴파운드K의 함량을 높인 인삼을 섭취한 실험자의 혈액에서 컴파운드K의 농도가 최고 23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최고치에 다다르는 시간 또한 3.6배 더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F&B(대표 김재옥)의 홍삼 브랜드 천지인은 지난해 1월 컴파운드K를 함유해 홍삼의 흡수율을 강화한 '천지인 메가사포니아 리턴'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천지인 메가사포니아 골드 스틱'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발효 공법을 사용해 진세노사이드를 체내 흡수가 용이한 '컴파운드K'로 전환시킨 제품이다.

천지인 메가사포니아 리턴은 한 뿌리 분량의 홍삼 농축액을 분말로 만들어 캡슐에 넣은 제품으로 사용한 홍삼 분말 원료는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 함량이 30mg/g으로 일반적인 홍삼 농축액에 비해 5배 이상 많다. 홍삼 농축액 분말에 발효 공법을 사용해 진세노사이드를 체내 흡수가 용이한 '컴파운드K'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홍삼의 유효 성분을 수월하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천지인 메가사포니아 골드 스틱 역시 6년근 홍삼 분말 농축액과 정제수만을 담은 제품으로 컴파운드K의 함량을 높여 홍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높였다.

동원F&B는 발효홍삼 제품 출시에 집중 한다는 계획이다. 

동원F&B 관계자는 "당분간 기존 홍삼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면서 "컴파운드K 홍삼 제품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간접광고(PPL)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발효홍삼 제품을 출시한 한국야쿠르트(대표 김병진)도 최근 자사 발효홍삼 제품의 TV, 버스 광고를 시작하는 등 발효홍삼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다양한 홍보로 발효홍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석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3년 3월 '발효홍삼K'를 출시, 이후 '발효홍삼정이지', '발효홍삼K 키즈5+'를 잇따라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의 발효홍삼은 홍삼에 효소와 유산균을 투입해 발효시킨 것으로 사포닌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야쿠르트의 축적된 발효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발효홍삼K는 6년근 농협홍삼으로 만든 발효홍삼농축액에 대보농축액, 오미자농축액, 벌꿀 등을 첨가했다. 발효홍삼정이지는 발효홍삼농축액 100%에 정제수만을 혼합한 순수하고 진한 홍삼농축액이다. 10ml 스틱포 타입으로 휴대가 간편하다. 2016년 4월 출시한 발효홍삼K 키즈5+는 5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전용 제품으로 발효홍삼농축액 외에 엽산, 칼슘, 아연 등 엄선된 영양소 10종이 함유돼 있다. 

중소업체들도 발효홍삼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발 홍삼은 지난 15일 초고온발효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S를 출시했다. 초고온 발효란 65도 이상의 고온에서 살아남는 강력한 미생물을 선별해 발효시키는 것이다.

고삼인 홍삼은 '홍삼천 블랙'을 최근 출시했다. 삼천 블랙은 미생물 발효 공법에 의해 체내 흡수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국내 홍삼 시장은 KGC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 정관장이 국내 시장점유율 65~7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후발주자들이 지속적으로 홍삼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비자 수요가 명확하고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성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2조6056억원으로 2011년 이후 연평균 8.4%씩 고성장하고 있다. 그 중 홍삼시장은 2005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 수준으로 10년새 3배가량 성장했다. 

한편 정관장은 기존 전통 홍삼 제품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관장 관계자는 "발효홍삼 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면서 "홍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포닌 뿐만 아니라 홍삼 다당체, 아미노산, 미네랄 등 다양한 홍삼의 유효 성분들이 가장 조화롭게 최적화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세노사이드는 건강기능식품 홍삼제품의 기본이 되는 지표성분이다. 단순 이 숫자가 높다고 좋은 홍삼 제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최근 발효홍삼의 효능을 두고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식품전문가는 "홍삼 흡수율에 있어 '일반홍삼이 좋다' '발효홍삼이 좋다'는 식의 연구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면서 "흡수율은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업체들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홍삼시장에서 정관장의 아성을 깨기는 어렵다"면서 "정관장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한정된 시장을 놓고 나눠먹기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