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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리얼톡] 간편식 밀키트 vs 대형마트 승자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기자는 평소 가정간편식(HMR)을 즐긴다. 바쁜 아침에 즉석밥과 즉석국은 든든한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집밥 같은 따뜻한 맛은 아니지만 밥을 챙겨먹는다는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간편식은 우리 일상 생활에 깊숙히 파고 들어와 있다. 종류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편의성을 앞세운 가정간편식은 최근 급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2011년 처음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2016년에는 2조 254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조원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4조원대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조리 편의성은 물론 맛과 영양까지 잡은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 또한 집밥처럼 건강한 가정간편식을 찾는 니즈를 반영한 '밀키트(Meal-Kit)'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손질을 끝낸 식재료와 양념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 레시피와 함께 원하는 날짜에 맞춰 배송돼 온다.

밀키트 시장은 지난 2007년 스웨덴에서 처음 소개돼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70여 개 업체가 밀키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3년간 311%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밀키트 배달 서비스가 성황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에 따르면 미국 내 밀키트 배달 업체는 150여 개가 있으며 2016년 1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향후 5년간 40% 연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 시장규모가 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야쿠트르, GS리테일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마트에서 장을 볼 필요도 없고 식재료를 손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기자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직접 식재료를 구매해서 요리를 하는 것보다 품질이나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다. 

기자는 A사의 '비프찹스테이크랩' 밀키트 제품을 주문했다. 찹스테이크를 또띠아에 싸서 먹는 스테이크랩 2인용 분량의 가격은 1만8800원. 기자는 비프찹스테이크랩 외에도 2가지 제품을 함께 구매해 배송비는 없었다.



배송은 원하는 날짜에 정확했다. 스티로폼 포장 상자에 여러 개의 아이스팩과 레시피가 함께 동봉돼 왔다. 

조리시간은 10분. 요리 초보자인 기자에게는 신세계나 다름 없었다. 일단 주 재료의 원산지를 살펴봤다. 채끝등심은 '호주', 파프리카.브로콜리.마늘.토마토는 '국산', 파인애플은 '태국', 또르티아는 '미국', 할라페뇨는 '멕시코', 올리브.케이퍼는 '이태리'산이다.



식재료 상태는 신선했다. 특히 채소의 상태는 마트에서 구매했을 때와 버금가는 상태였다. 간을 잘 못 맞추는 기자에게는 계량해서 보내준 소스 역시 좋았다. 조리를 시작했다. 동봉된 소스에 마늘 넣고 조린 후 손질된 야채를 넣고 볶는다. 고기를 넣고 볶아주면 간편하게 뚝딱 요리가 끝났다. 기자는 15분 정도 걸렸다.

처음 고기 양을 보고 다소 적은것 같아 아쉬웠는데 다른 요리와 곁들여 먹으니 양도 충분했다. 맛은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자의 입맛에는 훌륭했다. 



적당한 양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아 뒷처리 또한 편했다. 

그렇지만 밀키트의 문제로 지적되는 포장 쓰레기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공포장 비닐팩과 얼음팩, 플라스틱팩, 부피가 큰 스티로폼 상자까지 분리수거해야할 것들이 한가득 쌓였다.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한다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까?

기자는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가격 비교를 위해 식재료의 원산지와 양을 최대한 맞췄다. 대략 30분 정도 돌며 카트에 식재료를 담고 계산대로 향했다. 바코드 소리와 함께 금액을 보고 기자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식재료 총 구매 가격이 4만 5390원.  '왜 이렇게 비싸'를 속으로 연발하며 혀를 찼다. 

이동 시간을 포함해 1시간 가량 장을 보는데 시간을 소비했다. 가격은 밀키트 제품(1만880원)에 비해 2배 이상 비쌌다.



식재료 손질을 시작했다. 씻고 다듬고 써는 등 직접 요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꽤 걸렸다. 설거지 꺼리도 같이 늘었다. 요리 완성까지 45분 소요. 퇴근 후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어 식사까지 2시간 가량이 소요돼 이날 저녁은 10시가 다 되어서야 가능했다. 



계량된 소스가 아니다 보니 양을 맞추지 못해 물이 흥건하게 생겼다. 맛은 전문 셰프의 맛을 따라갈 순 없었다. 양은 충분해 2명이 먹고도 3분의 1가량이 남았다. 

요리에 소질도 없고 시간에 쫓겨 산다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해보자. 미국에서 밀키트 시장이 왜 그렇게 급성장 했는지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