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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금] '건강한 간편식' 밀키트 국내도 통할까

전 세계 170여 개 업체 성황, 최근 3년간 311% 성장률 기록
한국야쿠트르 '잇츠온', GS리테일 '심플리 쿡' 브랜드 론칭
음식물쓰레기↓, 비닐.아이스팩, 스티로폼 등 포장쓰레기↑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미국에서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른 '밀키트'(Meal kit) 시장이 국내 시장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시장은 지난 2007년 스웨덴에서 처음 소개 됐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170여 개 업체가 밀키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3년간 311%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밀키트의 인기비결은 번거럽게 장을 볼 필요 없이 원하는 날짜에 요리에 맞춰진 손질된 식재료가 집 앞까지 배송된다는 것이다.

한 식품 전문가는 "식재료 배달 서비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송 시 식재료의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냉장 창고, 운송차량 등 물류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 월 평균 300만개 판매 고속성장
아마존, '아마존 프레쉬' 브랜드로 밀키트 시장 진출
호주 말리 스푼, 2014년 설립 이후 매주 20% 성장률 기록

미국에서는 밀키트 배달 서비스가 성황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에 따르면 미국 내 밀키트 배달 업체는 150여 개가 있으며 2016년 1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향후 5년간 40% 연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 시장규모가 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2년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Blue Apron)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밀키트 배달 사업을 선보였는데 2~4인분의 식재료와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직접 요리를 해야 하는 직장인을 겨냥한 서비스로 차별화해 자리를 잡았다. 가격은 두 사람이 1주일에 세 번 먹을 수 있는 박스를 신청할 때 59.94달러(약 6만 8000원)이며 현지 소비자들은 뉴욕 물가를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은 메뉴결정에 도움을 주는 레시피를 제공해 고객이 식재료 구매했을 때 식사 메뉴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최근 3년새 급속 성장했다.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의 매출은 2014년 7700만달러에서 2016년 7억9500만달러로 10배 이상 늘고 월 평균 300만개를 판매하며 고속성장 중이다.

이 외에도 플레이티드 (Plated) , 헬로프레쉬 (HelloFresh)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Amazon) 도 '아마존 프레쉬' 라는 브랜드로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다.

플레이티드(Plated)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의 전문 셰프들이 준비한 주간 메뉴가 있으며 주문에 따라 음식 재료, 조리법, 원하는 조미료까지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집으로 배송해준다. 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가 주 고객층이며 한 번 주문할 때에 일품요리를 최대 5종까지 주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문하는 요리가 많아질수록 가격이 낮아지며 가격에는 배송비와 세금이 모두 포함된다.

현재 아마존이 판매하고 있는 밀 키트 패키지의 경우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에서만 주문이 가능하다. 가격은 2인분 용량 기준 19달러에서 38달러로 아마존을 통한 밀키트 서비스는 고객이 배달을 요청하거나 직접 픽업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도 밀키트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밀키트는 일본 니케이 트렌디가 뽑은 2017년 히트상품 베스트 4위에 올랐다.

일본 밀키트 상품의 대표회사인 오이식스(Oisix)는 평일 저녁에 밀키트를 소비하는 문화가 점차 정착되자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저녁메뉴를 벗어나 '된장만들기 키트'와 같은 상품 등을 출시했다. 된장만들기 키트를 이용한 소비자는 "Oisix 상품의 평균 조리시간의 2배나 소요되지만 된장을 만들면서 가족 간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자녀의 식습관 개선 등의 기회가 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한 어린자녀가 있어 외식이 어려운 가족을 위한 고급 밀키트도 등장했다. 고급 밀키트는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로 인기 레스토랑 셰프가 고안한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호주의 말리 스푼(Marley Spoon)은 2014년 설립 이후 매주 2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저칼로리, 글루텐프리, 고단백질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한 끼에 최저 9.5달러이다.



◇ 마이셰프, 매직테이블 등 기존 업체에 한국야쿠트르, GS리테일 대기업까지 진출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마이셰프, 매직테이블, 홈밀 등이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다. 2011년 문을 연 마이셰프는 업계 최초로 쿠킹박스 기술을 인정받아 벤처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한국야쿠트르, GS리테일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밀키트 배송서비스 '심플리 쿡' 브랜드를 론칭해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쇼핑몰 GS프레시와 푸드 플랫폼 스타트업인 해먹남녀를 통해 판매하며 이달부터 GS25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나만의 냉장고' 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심플리쿡은 갈비찜, 스키야키, 월남쌈, 파스타 등 14종의 밀키트를 선보인 후 향후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한 메뉴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가격은 2~3인분 기준 평균 2만4000원이다. 전날 밤 10시까지 주문 완료된 건에 대해서 다음 날까지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이 완료된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서울 지역에서는 전날 오전 10시까지 완료된 주문은 다음 날 새벽 원하는 곳 문 앞으로 배송돼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 




이에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6월 '잇츠온'(EATS ON) 브랜드를 선보이며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다. 잇츠온은 기존 발효유와 마찬가지로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전달한다. 모든 제품은 주문 후 요리에 들어가고 냉동 및 레토르트식품이 아닌 냉장식품으로만 유통한다. 

1인 가구와 야쿠르트 아줌마 채널의 특성을 살려 단품주문이 가능하다. 단 하나만 구매해도 배송비가 없다. 배송비를 따로 받는 기존 업체들과는 다르다. 또 제품 겉면에는 요리일자를 표기해 신선함을 강조했다.  

잇츠온은 훈제오리월남쌈, 땅콩비빔국수키트, 치킨 라따뚜이 등 20여종이 준비돼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1인 가구,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가정에서도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요리를 해먹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밀키트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진공포장 비닐팩, 플라스틱팩, 스티로폼 상자 등 포장 쓰레기 양 상당해
해외, 삼베.재생 데님으로 만든 완충재 등 재활용 가능 포장재 움직임 활발

밀키트는 모든 식재료가 정량에 맞게 손질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반면 진공포장 비닐팩, 아이스팩, 플라스틱팩, 스티로폼 상자까지 상당한 양의 포장 쓰레기는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에서는 몇몇 업체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재사용 포장재 등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직테이블이 스티로폼 상자와 아이스팩 등 포장재 수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프렙박스는 세척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소스병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친환경적이면서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미국의 플레이티드(Plated)는 에어캡 대신 삼베, 재생 데님으로 만든 완충재를 쓰고 있다. 그린셰프 (Greenchef) 역시 스티로폼 포장 대신 삼베,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신소재 단열재를 사용하고 있다. 프레시렘(FreshRealm)은 아이스팩이 없어도 0~5℃를 유지하는 상자를 특수 제작해 특허까지 받았다. 이 상자는 소독 과정을 거쳐 재사용된다.

호주의 말리 스푼(Marley Spoon)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와 아이스팩을 포장박스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