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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민낯 취재] 건강기능식품 시장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건강기능식품시장 지난해 매출 2조원 돌파...전년동기대비 16.6% 증가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전무, 기능성 원료 인정 올해 2건 뿐
"연구.개발 규제 많아...심사 까다워져", "업체 연구 의욕 꺽은 것"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지만 외형적인 성장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형적인 지표로는 성장세가 뚜렷해졌지만 업체들이 체감하는 시장상황은 정반대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2조12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한 규모다.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산실적은 1조4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9% 늘었다. 

이렇듯 매출 확대로 외형적인 규모는 커졌지만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개발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가짜 백수오 파동 이전에는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은데 열을 올렸다면 사건 이후 새로운 제품이 거의 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현황에 따르면 연도별 기능성원료 인정 건수는 2004년 9건에서 매년 증가해 10년 사이 66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을 겪으면서 2015년 31건, 2016년 21건, 올해는 2건에 머물렀다. 이는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식약처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업체들의 연구.개발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의 원료 심사를 강화했다. 생산.제조단계에서 유사 원재료 혼입을 방지하기 위해 육안으로 진위를 구별하기 힘든 원료는 인정심사를 받을 때 원료 특성에 관한 자료를 첨부하도록 하고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기능성 원료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거나 재평가 등을 통해 안전성과 기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건강기능식품 인정을 취소하고 인정서를 회수하기로 했다. 

또 이미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을 받았더라도 3~5년마다 주기적으로 모든 기능성 원료나 성분을 재평가한다.

이에 대한 업계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은 커녕 각종 규제 등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권석형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식약처장-식품업계 CEO 조찬 간담회'에서 "과거 신규 원료를 인정받기 위해서 60~40건씩 신청하던 건수가 올해는 6건 신청해 2건만 인정을 받았다"며 "연구.개발에 대한 규제가 많다. 새로운 것을 출시하기 위한 업체의 연구 의욕을 꺽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건강기능식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4~7년정도 걸린다. 비용도 4억에서 10억정도 든다"며 "새로운 원료를 개발할 수 있도록 업계 의욕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개별인정형 인정받기가 굉장히 힘들다"면서 "백수오 파동 이후에 심사가 많이 까다로워 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힘들게 준비했는데도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조심스럽다"면서 "국내 산업이 커져야 하는데 개별인정형이 제품들이 많이 안나오다 보니 시장 상황은 어렵다"고 전했다.

윤형주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장은 "그동안 까다롭게 관리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면서 "기존 개별인정형에 대한 기능성, 안전성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인정형 제품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서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