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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CEO열전(4)] 마이더스의 손, 마이너스의 손은 누구?

"신라면 명성 올리고 백산수 띄운다" 농심 박준 대표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신라면'을 코카콜라로 '백산수'를 한국의 에비앙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인 농심의 국제통

지난해 농심의 1위 상품인 신라면이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순위에서 1위에 오른 후 계속 정상을 지켜왔다. 그동안 신라면의 매출액은 10조원이 넘는다. 이는 식품업계에서는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단일 브랜드가 세운 기록이다.


신라면이 인기는 국내에서만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에 법인을 세웠으며, 신라면은 현재 약 100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칠레의 ‘푼타아레나스’란 도시엔 ‘신라면’ 간판을 단 라면 가게가 있으며, 유럽 알프스 최고봉, 해발 4000m가 넘는 스위스 융프라우(Jungfrau)에서 신라면은 관광객들에게 필수 먹거리로 통한다. 신라면은 스위스, 칠레, 네팔, 일본 등에서도 인기다.


'라면회사'라는 인식이 강했던 농심은 지난해 홍콩으로 백산수를 수출하며 해외 생수시장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산수 출범 초기부터 국내용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백산수는 중국 전역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한국 생수 제품이다.


올해는 대만, 인도네시아 등 주요 동남아 국가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 세계 여러 국가에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농심의 제품들이 세계인의 러브콜의 받는 중심에는 박준 대표가 있다. 1948년생인 박 대표는 중앙대 사회학고 출신으로 1981년 농심에 입사한 정통 '농심맨'이다. 박준 대표는 농심 내에서 소문난 국제통이다. 미국지사장괴 국제담당 이사, 국제사업총괄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2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랐다.


해외 사업의 핵심을 잘 아는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연간 수출액을 집계해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1억불 수출의 탑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박준 대표가 지난 2015년 신대방동 본사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백산수를 중심으로 글로벌 농심, 100년 농심을 이룩해 나가자”고 한 발언은 농심의 해외사업에 대한 중요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준 대표의 히트작

짜왕


'짜왕'은 프리미엄 중화풍 라면의 인기를 시작한 제품이다. 짜왕의 인기 비결은 굵고 탱탱한 면발과 진한 간짜장 소스에 있다. 농심 연구원들은 생면의 식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올해 초 출시한 '우육탕면'의 굵은 면발에 다시마 성분을 새로 넣었다.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도입해 면에 열이 전달되는 효율을 높이고 수분 침투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


쉽게 불지 않는 짜왕의 면발과 다시마에 함유된 알긴산 성분 덕택에 짧은 시간에 조리가 가능하고 쫄깃한 식감까지 살려냈다. 이 같은 특징으로 짜왕은 중국 음식점에서 시켜먹는 짜장면보다 더 맛있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농심은 짜장면의 핵심인 소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농심은 '중국집 짜장면' 특유의 불맛을 구현하기 위해 전용 장비인 고온 쿠커를 개발했다.


짜장소스와 별도로 제공되는 야채풍미유 역시 실제 중국음식점에서 기름에 야채를 볶을 때 나는 맛과 향을 최대한 살렸다. 건더기도 양배추, 감자, 양파 등을 풍부하게 넣어 기존 '짜파게티'와 차별화했다.


백산수


농심은 2015년 10월,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2000억 원을 투자해 백산수 신공장을 가동했다. 이 공장은 사람의 손이 필요없는 ‘스마트 팩토리’에서 취수부터 생산, 물류,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세계 최첨단 설비로 처리한다. 

백산수는 출시 이후 뛰어난 품질로 생수시장의 2위로 안착했다. 또한 중국 전역에서 유일하게 판매되는 한국 생수 제품으로, 세계 최대 생수시장인 중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수원지인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은 백두산의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문명이 침범할 수 없는 그런 지역이다. 백산수가 깨끗하고 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내두천부터 3.7km 떨어진 생산라인까지 송수관을 연결해 백두산 청정 원시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해외에서 늘어나는 백산수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공장 가동 2년 만에 신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기존에 가동 중이던 1, 2호 라인에 3호 라인이 더해져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프레첼
농심이 최근 출시한 ‘프레첼’이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프레첼을 재해석한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스낵과 형태는 동일하지만 맛과 식감을 차별화 했다.


새롭게 출시되는 농심 프레첼은 콘소재를 사용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가벼운 식감이 특징이며, 단짠트렌드에 맞춘 솔티카라멜과 진한 치즈 풍미의 고다치즈맛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솔티카라멜 맛은 달콤한 카라멜에 굵은 소금을 가미해 단맛과 짠맛의 조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고다치즈 맛은 고다치즈에 체다치즈가 더해져 풍부한 치즈의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


농심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디저트인 프레첼 모양 스낵에 가벼운 식감이라는 새로움을 입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딱딱한 프레첼 스낵의 식감을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 니즈에 착안해 콘스낵으로 만든 부드러운 프레첼을 기획하게 되었다”며 “달콤하고 부드러운 풍미로 하반기 스낵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