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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지금] 진화하는 원물간식 시장...'맛밤'이 다가 아냐

CJ제일제당, 2003년 '맛밤' 출시 원물간식 카테고리 시장 개척
대상 청정원, 동원F&B, 샘표식품 전문 브랜드 론칭 시장 다양화
맛밤에서 견과류, 건조과일, 육포까지 색다른 원료.믹스 제품 인기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밤.고구마 등에 한정돼 있던 원물간식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맛.건강.편의성 3박자를 갖춘 원물간식은 웰빙 트렌드와 함께 식품업계에 새로운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과거 식사대용으로 포만감을 주는 밤, 고구마를 원료로 한 원물간식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단일 원료가 아닌 기존 제품에 색다른 원료를 첨가하거나, 서로 다른 품목군이 골고루 섞인 믹스(Mix)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물간식은 첨가물을 포함하지 않고 거의 원물만을 이용해 단순 가공처리 한 가공식품을 말한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원물간식은 대부분 B2C 시장으로 유통(95% 이상)되고 있으며 B2B로의 유통비중은 5% 이하이다. 이는 1회분 소용량 제품을 제외하고 방부제 없이 완전한 밀봉이 어려워 보관이 힘들다는 단점 때문에 학교 급식 및 군대 이외에는 벌크 형태로 대량 판매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대형소매채널의 원물간식 판매 규모는 2016년 기준 5367억원으로 2014년 3826억원 대비 40.3% 증가했다. 

2016년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견과류(71.4%)이며 이어서 맛밤류(13.2%), 육포(9.6%), 건조 고구마 및 건조 과채류(5.7%)로 나타났다. 이 중 견과류와 육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견과류는 사계절 모두 섭취가 용이하며 간식용 외에 다이어터들에게는 식사대용으로 섭취되면서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4년 2506억원에서 2016년 3834억원으로 53.0% 증가했다.

특히 혈압을 낮춰주고 우울증 감소, 심장병 예방, 노화 방지 등 건강관리에 효능이 있다는 정보도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육포는 고단백 고영양이면서도 열량이 낮아 술안주, 다이어트 제품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2014년 326억원에서 2016년 517억원으로 58.5% 증가, 가장 큰 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산 육포가 일색이던 시장에서 동원F&B와 샘표식품이 별도의 육포 브랜드를 만들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맛밤류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8.2%에서 2016년 13.2%로 5.0%p 감소했다. 맛밤류는 초창기 원물간식 인기 품목이었으나 최근 견과류 제품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비가 감소한 상황이다.

건조 고구마 및 건조 과채류도 맛밤과 마찬가지로 인기가 다소 주춤하면서 2014년 299억원에서 2016년 306억원으로 판매가 소폭(2.5%) 증가하는데 그쳤다.



◇ CJ제일제당 '맛밤', 원물간식 카테고리 시장 개척
 대상 청정원.동원F&B 전문 브랜드 론칭 시장 다양화

원물간식 시장의 시작은 CJ제일제당의 '맛밤'이다. '맛밤'은 생밤을 화로에 구운 뒤 껍질을 벗겨내고 4겹의 알루미늄 파우치에 넣어 고온에서 즉석식품 처리한 군밤식 제품이다. 출시 6개월 만에 월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자 동원F&B는‘군밤장수’, 해태제과는‘먹기편한 군밤’등 경쟁사에서도 밤을 이용한 원물간식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맛밤이 주도하던 원물간식 시장은 2013년 대상 청정원과 동원F&B가 전문적인 원물간식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다양하게 확장되기 시작한다. 대상 청정원과 동원F&B는 과자류나 음료류에 들어 있는 설탕이나 첨가물 등을 신경쓰는 주부 혹은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공략했다.

대상 청정원 원물간식 브랜드 'CHEW'의 '고구마츄'는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고구마를 바로 쪄서 말린 고구마츄는 건강함을 강조해 식사대용 혹은 간편 간식으로 맛과 영양까지 공략해 출시 5개월 만에 70만 개가 판매됐다.

외식 및 간편식 섭취가 많은 현대인들이 과일 및 채소류 섭취가 적은 것을 겨냥한 건조 과일 제품도 등장했다.

올가홀푸드의‘올가 친환경 과일칩’3종은 사과칩, 배칩, 딸기칩으로 구성돼 있으며 생과일을 동결건조시켜 과일 고유의 맛과 향을 보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학팽창제, 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 등의 화학첨가물과 설탕을 일절 사용하지 않아 건강한 간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 성숙기 접어든 원물간식 시장...색다른 원료, 믹스 제품 인기

원물간식 시장은 2015년을 기점으로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CJ제일제당, 대상 청정원, 동원F&B, 샘표식품 등 기존의 대기업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등도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다각화가 진행된다.

식사대용으로 포만감을 주는 밤, 고구마부터 비타민과 섬유질 섭취를 위한 과일을 원료로 한 원물간식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이에 더해 단일 원료가 아닌 기존 제품에 색다른 원료를 첨가하거나, 시장의 성장성과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다른 품목군이 골고루 섞인 믹스(Mix) 제품이 출시됐다.

고구마츄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대상 청정원은 기존의‘CHEW’시리즈에서 건강한 자연간식 '츄앤(CHEW&)'브랜드로 개편했으며 리얼.크리스피.디저트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원물간식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원료인 완두, 대추, 치즈, 푸룬호두, 무화과호두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과일에 초코시럽을 입히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과일가공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복음자리는 과일을 과자처럼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건조 과일칩 '자연에서 온 과일칩 3종'을 출시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국민 건강통계의 1일 권장 과채류 섭취 기준상 사회 초년생인 20대의 섭취량이 제일 적은 것에서 착안해 20~30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국내산 과일에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으며 저온열풍건조 기법을 활용하여 과일 본연의 맛과 영양소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1인 가구 증가, 혼술 등의 새로운 술 소비 트렌드에 따라 가정용 안주로 소비돼 온 육포가 고급화, 다양화되기 시작했다. 육포시장 1위를 꾸준히 차지하고 있는 샘표의 '질러'는 한입포크, 견과스낵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혀가며 수요를 촉진했다. 

코주부비앤에프 ‘견과육포'와 '치즈육포'는 국내산 우육에 아몬드/호박씨/해바라기씨 혹은 체다치즈를 넣어 다양한 맛의 육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췄다.

특정 시즌을 겨냥한 원물간식 제품도 등장했다.

최근 식음료업계가 주목한 키워드는 '프로즌 스낵(Frozen Snack)'으로 아이스크림과 차별화된 여름 시즌을 겨냥한 냉동 원물간식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물간식은 식사대용, 간식 혹은 시즈닝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소비되고 있지만 일부 제품은 여름 시즌에 소비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특징이 있다"며 "업체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 출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의‘자연한입ICE망고'는 베트남산 망고를 주원료(100%)로 사용한 냉동 원물간식이다. 식감이 쫀득한 망고를 껍질을 벗긴 후 냉동한 제품으로 얼린 상태로 막대에 꽂혀 있어 아이스크림처럼 섭취하거나 잘라서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하거나 믹서에 갈아 셰이크처럼 섭취할 수도 있다.‘자연한입ICE고구마’는 껍질을 벗긴 고구마를 오븐에 구운 뒤에 통째로 얼린 고구마 원물간식으로 얼린 상태 그대로 먹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중시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원물간식 시장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며 "1인가구, 혼술족이 늘면서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과일, 견과류 등을 한번에 섭취할 수 있는 트레일 믹스 제품의 선호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