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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10명 중 5명 "김장 계획 없다"

젊은층 '김장은 금장', 노년층 “황혼육아에 이어 ‘황혼김장’ 부담
‘함께 김장 담그고 싶은 남자 연예인' 지난해에 이어 박보검 1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주부 10명 중 5명은 김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 종가집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총 7일간 브랜드 블로그를 통해 1175명의 주부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김장 계획이 없다’고 응답하며 올 겨울 ‘김포족(김장포기족)’을 선언했다. 

추석 이후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난해 47%에 비해 8%p 정도 김포족이 늘어난 데에는 김장에 대한 인식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경우 본인의 노력과 시간 투자를 고려해 김장을 ‘금장’이라고 여겼으며 노년층에서는 황혼육아 가담율이 높은 상황에서 ‘황혼김장’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 김장시즌 트렌드는 ‘엑스스몰'...김장량 더 줄고, 포장김치도 소용량 구입

눈에 띄는 것은 김장량의 감소이다. 올해 김장을 담그기로 한 응답자의 60%가 20포기 이하로 김장을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6~20포기가 16%, 11~15포기가 18%, 6~10포기가 21%, 5포기 이하가 5%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가집에서 진행한 김장 설문조사에서 5포기 이하의 김장을 한다는 응답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김포족의 겨울 김치는 ‘포장김치’가 대신 할 전망이다. 올해 김장 계획이 없는 주부의 51%가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입하겠다고 답변했다. 포장김치도 소포장이 대세다. 3kg 이하 제품에 대한 구매 비율이 34%에 달했으며, 이 중 1.7kg 이하의 소용량 제품을 구매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실제 종가집의 1.5kg 이하 소용량 포장김치의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20%를 기록했다는 점도 소량화 추세를 뒷받침한다. . ‘3~5kg 중포장’ 제품을 구매한다는 답변은 25% 정도였다. 

‘얼마 동안 먹을 김장 김치를 담그는가’의 문항에는 약 6개월이 40%, 약 3개월이 17%로 조사됐다. 1년치 먹거리를 고려해 대량으로 김장을 하던 과거와 달리 적당한 기간의 먹거리를 준비하고 부족한 양의 일부분은 시판김치가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6개월을 기준으로 김장김치가 바닥을 드러내는 여름 시즌 포장김치의 판매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열무김치, 백김치 등의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소량화’된 김장만큼 부족한 양을 포장김치로 대체하거나 별미김치 등을 이용하는 주부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부들은 김장 재료 중 배추와 고춧가루의 가격 상승에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10여 종의 재료 중 배추와 고춧가루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김장 계획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반면, 마늘, 양파, 무우 등의 가격 변동은 김장 계획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여름 급등했던 배춧값은 10월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배추 1㎏의 평균가격은 740원에 형성, 전월보다 57.3% 하락했으며 전년과 비교해도 25.3% 하락했다. 이 밖에도 고춧가루의 가격이 53% 상승한 것 외에는 쪽파(28.6%), 갓(16.85%), 무(15.3%) 등의 재료 모두 전년대비 가격이 하락해 김장재료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주부들이 체감하는 김장 물가도 이와 비슷하다. '20포기 기준 올해 예상 김장 비용’을 묻는 질문에서도 15~20만원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는 답변이 33%로 가장 높아 지난해 예상비용 20~25만원 보다 약 5만원 가량 예상비용이 줄었다. 

젊은층 자신의 인건비와 가치 고려, 노년층 황혼육아에 이은 '황혼김장' 부담 

안정된 물가로 인한 비용부담은 하락했으나 본인의 노력과 시간 투자 등을 감안해 인건비 등으로 환산한 김장에 대한 체감비용의 상승폭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40대 이하의 주부층에서 ‘참여 인력의 인건비 및 교통비 등 기회비용을 포함한 김장 체감비용’을 묻는 문항에 ‘100만원 이상’이라는 금액대가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나에게 김장이란?’에 대한 주관식 항목에도 ‘금쪽 같은 시간 투여’, '비싼 노동력 투입', '사먹는 게 더 경제적' 등의 응답이 다수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주부들 중 김장 포기를 선언한 응답자는 절반을 넘은 55%이다. 이 중 '육아'에 가담하고 있는 비중이 34%로 이들은 '황혼육아'로 인한 심신의 피로가 높은 상황에서 '김장'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나에게 김장이란' 주관식 항목에 답변한 내용 중에는 '고된 노동'이란 응답이 많았다. 

김장도 편리함이 대세...절임배추 이용 보편화, 시판양념 이용 증가

절임배추 이용은 보편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장 담그는 방식’에 대한 조사에서 ‘절임배추 구입 후 양념 속만 직접 만든다’는 답변이 48%, ‘절임배추와 양념을 모두 구입해 버무리기만 한다’는 답변이 15%로, 김장족 중 절임배추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63%에 달했다. 김장 시 가장 힘든 일로 배추 씻기와 절이기가 꼽히는 만큼 절임배추의 보편화는 주부들의 김장부담을 완화시켜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시판양념을 이용한다는 주부들도 15%로 지난해에 비해 약 3% 늘어났는데 김장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보인다. 

대상 종가집 문성준 김치팀장은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김장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절임배추나 시판양념 등을 적절히 사용해 주부들의 수고가 최소화되기를 바라며, 소금의 양이나 젓갈 등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나만의 김치’와 같이 취향이 존중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만족스러운 김장김치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함께 김장을 담그고 싶은 남자 연예인’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박보검이 올해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2위에는 공유, 3위에는 송중기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