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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에비뉴엘도 '텅텅'...맘 떠난 중국에 질척대는 롯데

사드 보복으로 '유커' 실종, 중국 롯데마트도 방 빼야 할 상황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중국발 사드의 후폭풍에 롯데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 1위 롯데면세점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이 급감하고 있다. 10월 초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앞둔 잠실의 롯데에비뉴엘과 면세점은 작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한적했다.


기자가 11일 잠실 롯데타워를 찾았을 때는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을 공략한듯한 식당가와 면세점, 명품매장은 손님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7,8층의 면세점에는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 내국인 유치에 나섰지만 매장에 머문지 한참이 지나서야 내국인 소비자 몇 명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올 추석연휴가 최대 10일에 달하는 황금연휴인 만큼 해외여행을 가는 내국인을 상대로 이벤트를 벌이고 있지만 구매대행, 온라인 쇼핑몰 등이 늘어나면서 요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맞은편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과는 달리, 식사를 하는 소비자와 추석선물을 쇼핑하는 직장인과 주부들로 북적이면서 에비뉴엘과 백화점의 타겟층이 극명하게 다름을 보여줬다.


롯데타워는 애초에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을 염두해 매장를 구성했을 정도로 유커의 감소는 롯데에게 타격이 크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커는 한국 관광업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지난해 기준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720만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46.8%가 중국인(806만명)이었다.


롯데에비뉴엘 3층 M매장의 점원은 "애초부터 에비뉴엘을 찾는 내국인 손님은 많지 않았고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내국인의 경우 잠실의 거주자들은 대부분 맞은편 롯데 백화점을 이용하고 에비뉴엘을 찾는 내국인은 주로 강남거주가자이긴 하지만 강남에는 갤러리아가 있기 때문에 이 마저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6층 식당가 P매장의 매니저도 "이 곳 식당들은 직장인이나 주부들이 한 끼 식사를 하기에는 가격대가 있다"면서 "지금처럼 매출이 받쳐 주지 않는다면 매장을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10월 첫 주 국경절 때 6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이지만 한국은 선호 여행지가 아니며 선호하는 해외여행지로는 태국과 일본, 미국으로 조사돼 롯데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한편, 중국의 롯데마트도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후 중국에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점포 가운데 87곳은 영업이 중단됐으며,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영업 중인 점포 매출도 80%나 급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피해 액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 바라기'였던 롯데의 전략을 하루라도 빨리 급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