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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민낯 취재] '밥 소믈리에' '스킨 소믈리에'...식품업계, 맛 감별사를 모셔라

KGC인삼공사, 동인비 프리미엄 서비스 스킨 소믈리에 도입
세븐일레븐.CU 편의점 도시락 매출 1등 공신은 밥 소믈리에
개발부터 품질관리 전 제조과정 참여, 최적의 맛으로 매출 증대 기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음료.유통업계가 갈수록 까다로워 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소믈리에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흔히 소믈리에 하면 '와인 소믈리에'를 떠올린다. 최근에는 워터 소믈리에, 채소 소믈리에, 맥주 소믈리에, 밥 소믈리에, 스킨 소믈리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상의 맛을 찾을 찾아 승부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매출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지난 1일 부천 중동 롯데백화점에 오픈한 프리미엄 홍삼화장품 브랜드 '동인비' 매장에는 '스킨 소믈리에'가 고객에게 피부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준다. 스킨 소믈리에가 추전해준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도 있다. 고객과 1대1로 마주하는 현장 인력의 경쟁력을 높여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 화장품에 대한 생소함을 없애기 위해 각 매장마다 제품 테스트 공간을 별도 마련하고 고객들이 편안하게 제품을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스킨 소믈리에가 홍삼이 피부에 왜 좋은지를 설명해주고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더 세밀하게 추천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 브랜드와 차별화 되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소비자가에 전달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 시장에는 '밥 소믈리에'가 냉장에도 변하지 않는 밥맛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3년 780억원대에 머물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올해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새 7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 저렴하게 한 끼 때우는 식사에서 최근에는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두고 고급화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의 진화에는 밥 소믈리에의 역할이 크다. 이들은 쌀 선정부터 취반기술, 신선도 유지 등 전 과정을 관리한다.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가 있는 롯데그룹은 7명의 밥 소믈리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 쌀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의 최상의 밥맛을 개발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밥 소믈리에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생산된 '백종원 도시락'은 편의점 역사상 처음으로 소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에게 맞는 티(TEA)를 소개하는 전문가 '티 소믈리에'도 있다. 타바론은 티 소믈리에가 핸드 메이드 블렌딩을 통해 타 브랜드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세계 각지에서 엄선된 티를 한 개 제품당 200여 테스트 그룹들의 의견을 반영해 티 소믈리에인 크리스 케이슨(Chris Cason)이 독창적으로 블렌딩한 티만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 내 직원을 소믈리에를 길러내는 곳도 있다.

코웨이는 자사를 대표하는 코디(CODY, Coway Lady) 11명을 C-워터소믈리에 교육 과정을 통해 '워터소믈리에'로 키웠다. 이들은 향후 고객들에게 ▲건강하게 물 마시는 법 ▲음식에 따른 물의 조화 ▲생활 속의 물 활용법 등 다양한 물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워터 소믈리에는 물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가로 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물을 시간과 상황에 따라 추천, 조언해주고 서비스하는 역할을 한다.

코웨이 관계자는 "앞으로 C-워터소믈리에 교육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물 전문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현장 인력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연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팀장은 "최근 식품회사나 제약회사에서 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하기 위해 직접 찾는다"며 "여기서 공부한 분들이 업체로 들어간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관련 직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그저 마시고 먹고 했다면 최근에는 디테일하게 전문성을 가지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추천받기 원하는 추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