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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민낯 취재] 맥도날드 사태 넋놓고 바라본 식약처 화키워

용혈성요독증후군 논란에 이어 장염 증세...'불고기버거' 판매중단
"햄버거병 사태에도 업체에 공문만 보내...식약처 대처 소극적 이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맥도날드의 '불고기 버거'가 일명 '햄버거병'에 이어 집단 장염 논란에 휩싸였다. 맥도날드는 2일 공식입장을 내고 이날부터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고기 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일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고기버거 먹은 초등생 7명.교사 1명 복통, 설사 등 장염 증세
식약처.전주 보건소 원인규명 조사..."조사결과 나올때까지 판매중단"

3일 식약처 등에 따르면 전주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사 먹은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 등 8명이 장염에 걸렸다며 지난달 28일 맥도날드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전주에 있는 한 교회에서 단체로 맥도날드를 방문해 불고기버거를 먹은 뒤 복통과 설사 등 장염 증세를 보였다. 

이에 맥도날드는 자체 조사를 벌였고 불고기 버거의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식약처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 했다.

맥도날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최근 일부 고객께서 질병을 호소하고 계신 사안과 관련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회사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자체 조사 및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고기 버거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객 여러분의 심려를 고려해 최상의 제품을 서비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부랴부랴 관할 전주 보건소와 함께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버거 재료와 관련 자료를 수거하는 등 합동 현장 조사에 나섰다. 검사 결과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용혈성요독증후군 피해 아동 신장 장애 2급 판정, 한국맥도날드 검찰 고소
소비자원 검사 결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식중독균 기준치 3배 이상 검출
소비자단체 "프랜차이즈 업체에 주의 공문만...명확한 프로세스 지침 내려줘야"

맥도날드의 햄거버가 논란이 된 건 지난 7월 초.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 피해 아동 가족이 한국맥도날드 본사를 검찰에 고소하면서부터다.

피해 아동은 지난해 9월 25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 방문해 해피밀 2세트 등을 주문해 불고기버거 1개를 먹었다. 제품 섭취 약 2시간 후 복통을 호소했고 다음 날부터 구토, 혈변 등으로 아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때 HUS 진단을 받고 신장 기능의 90%를 상실해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A 양은 매일 10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2차례 걸친 위생점검에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사건을 맡았다.

이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출혈성 장염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또 나오면서 유사사례 피해 아동은 총 5명으로 늘었다.

당시 햄버거병이 논란이 되자 햄버거 안전성 검사에 나선 건 보건당국이 아닌 한국소비자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7월 17일맥도날드를 포함해 프랜차이즈 6곳과 편의점 5곳의 햄버거 38개를 수거해 검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38개 중 37개 제품에서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을 포함한 위해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100/g 이하) 대비 3배 이상 초과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검사 결과를 발표하려 하자 맥도날드는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이를 저지하려 했고 법원은 조사결과를 공개하는데 법적으로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당시 식약처 대응은 11개 햄버거 제조 프랜차이즈 업체에 고기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려달라는 공문을 발송하는데 그쳤다. 

이후 식약처는 프랜차이즈 업체 계통조사에 들어갔고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터진 것이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 계통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단순 위생점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시스템적인 부분 등 관리체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박명희 소비자와 함께 공동대표는 "국민들이 불안한 상황에서 소비자원이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 파악해 준 것은 적절했다"고 말하고 식약처 대처에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 대표는 "식약처는 맥도날드 햄거버 문제가 불거지자 프랜차이즈 업체에 주의 공문만 내려 보냈다"면서 "식약처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패티 등을 관리하면서 바로 바로 콜드체인으로 연결되지 않아 더운 여름철에는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크다"면서 "이와 관련해 식약처가 명확한 프로세스 지침을 내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