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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구 고령·여성화… 규격화된 밭농업 기계 개발 절실”

60세 이상 농업인129만명 50% 육박 남녀 비율 5:5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오늘날 가정의 밥상을 보면 수많은 채소가 올라온다. 특히 고추, 양파, 마늘, 배추, 파 등은 양념 재료로도 쓰이고 음식의 감칠맛을 돋우는 조미료로도 활용되는 등 그 용도가 다양하다.


이렇듯 수많은 조리법이나 식재료로 사용되는 농산물들은 대부분 사람의 인력을 이용해 직접 이식 또는 수확하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2013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벼농사의 기계화율은 99%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평균 56%로 벼농사에 비해 그 비율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이식 및 수확 기계화율은 10% 미만으로 농가소득의 증가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밭농업 기계화율이 정착된다면 일자리 창출 및 농가소득의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업인 총인구는 260만명, 60세 이상이 129만명(50%)에 육박하며 남녀의 비율은 5:5로 국내농업인구의 구성이 고령화 및 여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밭농업의 경우 강한 노동 강도로 신규 인력의 유입이 어렵고 재배면적이 감소해 자급률 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농업 인구의 고령화·여성화는 밭농업 기계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농업 기계화가 이루어지면 농업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 농업인도 수월하게 밭농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여성 친화형 농기계 개발을 통해 여성 농업인의 참여도를 높여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기계화율을 높여 생산량과 작업효율성이 증가되면 농가 소득 증대와 안정적인 먹거리 제공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한중 FTA 및 한미 FTA로 값이 저렴한 농산물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어 국내 농업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저조한 밭농업 기계화율을 향상시키게 된다면 생산량·작업효율성이 증가해 FTA로 수입된 저렴한 농산물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자급률 또한 증가해 안정적인 먹거리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밭농업 기계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 구매량을 증가시키고, 연차별로 밭작물 경지정리, 논면적 3만3000ha(1억평)을 밭작물 재배 면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농가와 업체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밭작물 작업은 지역별로 재배 규격이 상이하고, 작물의 품종이 매우 다양해 일일이 대응할 수 있는 개별적인 기계가 필요하다는 것.



다수의 농기계 업체들은 개별적 기계를 소수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개발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그 때문에 단순히 밭농업 기계의 구매량과 밭작물 재배면적만을 증가시키려는 정부의 시책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현장의 농민들은 “농가의 소득 증대와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지원 및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주요 품종과 지역별로 재배 규격화를 진행해 농기계 업체의 밭농업 기계의 개발을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유관기관에서 품종별 및 지역별로 농가 교육을 통해 효율적으로 밭농업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밭농업 기계를 개발하는 농기계 업체에 대한 연구개발비도 지원해 업체의 개발 의욕도 고취시킬 필요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수입 농산물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세한 농업체를 조직화 또는 대형화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농가소득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쌀 잉여량은 계속 축적되고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주변 대형 농산물 수출국에서 쌀 수입에 대한 통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농업인들은 이런 각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논에서 밭농사로 영농형태를 점차 변경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밭농업 기계화 진행이 더딜 뿐만 아니라 기상이변으로 밭농사 환경 조건도 다소 악화돼 인력으로만 밭농사를 지속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농가소득 증가 및 농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업인, 기업, 정부의 밭농업 기계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