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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범벅 족발·편육·콩국… “믿고 먹을게 없다”

시중유통 족발·편육 36.7% 식중독균·대장균군 검출
여름철 기호식품 콩국·식혜선 1억 마리 일반세균 나와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족발과 편육에서 식중독균·대장균이, 여름철 즐겨먹는 콩국과 식혜에서는 1억 마리가 넘는 세균이 검출돼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족발 및 편육 30개 제품(냉장·냉동 족발·편육 24개, 배달 족발 6개)을 조사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와 식품 오염의 척도가 되는 ‘대장균군’ 등이 검출됐다.



냉장·냉동 족발 14개 중 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나왔고,  5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3.7배~최대 123만배, 2개 제품은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1.6배~최대 270만배 초과 검출됐다.



냉장·냉동 편육 역시 10개 중 3개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1.7배~최대 23배, 2개 제품에서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580배~최대 2만1000배 초과 검출됐다.



또한 배달족발 6개 중 1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기준치보다 17배 초과 검출돼 전반적인 족발 및 편육 제품 제조·유통 시 위생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식중독 세균으로 저온 및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어 냉장·냉동실에서도 증식 가능하다.


면역 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성인은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임산부·신생아·노인 등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은 감염 위험이 높으며, 고열·오한·근육통·복통·두통·정신혼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리스테리아증 (Listeriosis)’ 의 경우 발병 시 치사율이 약 20~30%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균군 및 대장균은 음식물에서 확인되면 비위생적으로 제조·관리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일반세균은 식품의 부패·변질을 유발 오염 정도가 심하면 배탈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아울러 냉장·냉동 족발·편육은 ‘축산물의 표시기준’에 따라 제품명, 축산물 가공품의 ‘유형’, ‘내용량’, ‘멸균·살균·비살균제품’ 등을 표시해야 하지만 이 또한 조사대상 24개 제품 중 절반인 12개 제품에서 기준을 위반했다.


족발·편육 제품의 부실한 유통관리에 따라 관련 피해 사례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은 족발 및 편육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위해사고 예방을 위해 기준 미준수 사업자에게 위생관리 강화 및 표시기준 준수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가 이를 수용해 일부 제품은 판매를 중단하고 제조·유통단계의 위생관리 강화 및 표시사항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족발 및 편육 제품 구입 및 섭취 시 ▲포장에 기재된 적정온도에 맞게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할 것 ▲유통기한 내 섭취할 것 ▲되도록 가열 후 섭취할 것 ▲식중독 증상(구토, 설사, 복통 등) 발생 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음식물과 같은 증거물은 비닐봉투에 보관 후 보건소에 신고할 것 등을 당부했다.


여름철 기호식품인 콩국과 식혜에서도 기준치보다 140~1900배까지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은 18일 콩국·식혜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한 후 유통기간, 제조일 등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상에게 조직적·전문적으로 판매한 제조업체 2개소를 적발했다.


이들은 고온다습한 기온에 상하기 쉬운 콩국·식혜 등을 위생 감시가 허술한 새벽 3시에서 아침 8시까지 재래시장 도로변에서 냉장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대량 유통·판매해왔다.



특히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부착할 경우 공장에서 만든 제품임을 인식한 소비자가 구매를 꺼려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소량만 만든 폐품인 것처럼 무표시 상태로 판매해왔다.


중국산·미국산 등 수입산 콩으로 만들어진 콩국은 수도권 주변 약 40여명의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업자에 의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제품들이 비위생적인 제조시설과 유통과정의 문제점 등으로 인해 일반세균이 콩국은 1ml당 2300만~1억6000만개, 식혜에서는 기준치의 140배에서 1900배까지 초과 검출됐다.


콩국이 속하는 두류가공품은 식품별 기준 및 규격에 해당되지 않는 식품으로 별다른 세균 수 기준이 없다.



특사경에 따르면, 적발된 경기 양주 소재 ‘A업체’는 콩국 제조시설 바닥에서 쥐 사체가 발견됐고, 벽면에는 거미줄과 곰팡이가 상당했다. 서울 동대문구 'B업체‘는 식혜 제조시설 내에 식품오염 우려가 있는 동물 배설물이 있었으며, 종사원이 위생장갑이나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병입하다 적발됐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콩국과 식혜는 고온다습한 계절적 특성상 쉽게 상하므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아파트 알뜰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무표시 제품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 구입 시 꼼꼼히 표시기준을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매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