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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해로 고통 받는 서산간척지, 이대로 괜찮을까

4년 째 비 안와 염도 8000ppm '육박'...'가뭄특별재난지역' 선정 절대 시급


[푸드투데이 = 최윤해기자] 최근 4년간 비가 오지 않아 가뭄과 염해로 고통 받는 충남 서산간척지. 농민들의 눈물로 얼룩진 탄식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24일 현재 충남 서산간척지 일원은 가뭄과 더불어 간척지염해로 모들이 모두 타 죽어버리고 생물조차 살 수 없는 진한 염기로 농민들의 속까지 바짝 타 말라 들어간다.

이날 푸드투데이 취재단은 염해피해로 죽어가는 서산간척지 현장을 찾아 농민들의 입장과 이완섭 서산시장, 김영수 충남농업기술원장, 이홍기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회장 등 4H 지도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서산간척지 일원에서 논농사를 지어오던 유영철 농민은 염해로 죽어버린 논을 바라보며 “4년째 비가 오지 않아 모들이 이렇게 다 타 죽어버렸다”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유영철 농민은 “보기에는 물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간척지 염해로 이미 논의 염도는 8000ppm을 넘었고 현재 2차 모내기를 하고 있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이 또한 다 타 죽어버릴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벼가 자랄 수 있는 평균 염도는 3000ppm으로 8000ppm의 수치는 약 3배에 육박해 벼가 도저히 자랄 수 없는 환경이다.

서산간척지는 간척지 특성상 바다를 막아 만든 땅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물이 유입되거나 비가 와야 염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4년째 비가 충분히 오지 않는 상황 탓에 염도는 매일같이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 이완섭 서산시장은 “서산시는 충남 서북부지역에서 가뭄과 염해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지역이다”라며 “정부에는 서산시를 ‘가뭄특별 재난지역’으로 선정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같은 현장에서 김영수 충남농업기술원장은 “서산간척지는 그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1차 이양했던 모든 벼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현재 충남 서산간척지의 전체 면적 1만 5000㏊ 중 60~70%가 1차 이양됐으나 그 중 많은 부분이 고사돼 다시 재이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홍기 상임대표는 “농업은 생명산업, 식량안보산업으로 염해로 인한 피해를 농민들이 더 이상 받아선 안 된다”며 “6월이 지나면 수확이 어려우니 이번 2차 모내기는 꼭 비가 와야 한다”고 힘 있게 말했다.

또 “서산간척지가 국가 차원으로써 ‘재난지역’으로 선정돼 염해피해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식 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 또한 “농민들의 아픔이 줄어들 수 있도록 염해피해가 심한 서산간척지 일원을 정부에서 ‘가뭄특별 재난지역’으로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지독한 가뭄과 염해로 타 죽고 말라가는 서산간척지를 두고 애타게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농민들. 더 이상은 방치가 아닌 가뭄·염해 피해대책으로 농민을 위한 정책이 시급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