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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현장] “농어촌공사 관리부실 책임져라”… 농민들 트랙터 시위

천수만 간척지 염도 4000ppm, 영농한계치 넘어 농가 불가
재해특구 지정 요청, 피해보상 민·형사상 법적대응 예고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충남 서해안 천수만 AB지구 간척지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20일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관리부실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농민 150여명은 트랙터 50여 대를 앞세워 서산시 부석면 간월교차로에서 홍성군 서부면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 서산A지구 유지관리사무소까지 4㎞ 구간을 행진했다. 이들은 '농업은 생명이다', '농어촌공사 사장 퇴진'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정부의 안일한 가뭄 대책을 비난했다.

 


천수만임대사업자 협의회에 따르면 천수만A.B지구 간척지에는 43명의 임차농업사업자가 2640만㎡에서 연간 1만5900톤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이 지역 모는 이미 지난달 20일 이앙을 마쳤다. 그러나 가뭄에다 염기까지 심해 모들이 이양한 상태 그대로 죽거나 타죽고 있는 상황이다.


A지구에서 논농사를 짓는 농민 임종완 씨는 "현재 A지구 3600ha 중 재이앙하는 면적이 약 60~70%에 달할것으로 추정한다”며 “모를 다시 재이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계속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이 모들도 다시 죽게 될 것이고 그때되면 다시 경작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절규했다.

 

 

간척지라는 특성상 땅 밑에서 염분이 올라오는데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최근 이 지역 논바닥의 염도는 영농한계치를 넘어섰다. 현재 상태로는 논에 도저히 모가 자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그는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물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있는 양수장 물마저 염도가 높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모는 염도가 2800ppm 이상이면 성장을 멈추는데 현재 양수장 염도는 4400ppm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영농 한계치 염도는 2800ppm인데 농촌진흥청의 토양분석 결과, 이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간월호 염도는 4000ppm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월호 저수율은 22.92%로 지난해 이맘때 69.53% 보다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민들은 가뭄보다 더욱 심각한건 부실한 물관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씨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양수장은 그간 여러가지 이유로 농사지을 수 있는 물을 많이 방류했다”며 “그 결과 정작 필요할 때 물이 부족하고 그 마저도 관리가 안되고 있다. 이지경이 될때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뭘한건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 지역 농민들은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서운함도 표출했다. 무관심에 서러움이 복받쳐 오르지만,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들은 "정부가 재해특구 지정 등을 통해 지원과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앞으로 농민단체들은 농어촌공사의 물관리 부실로 인한 피해보상을 민·형사상 법적대응로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 지역 농민들은 간월호 농업용수 방류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고 오는 30일에는 궐기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