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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치킨업계 "가격 내린다"...미봉책 지적도

공정위 BBQ 조사 착수 소식에...교촌 인상철회, BHC 한달간 가격인하
"무리한 가격 인상 소비 위축 우려, 가격인하 미봉책 그쳐선 안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치킨값 2만원 시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새 정부까지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서자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궁지에 올린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이후 공정위가 치킨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한달 사이 연이어 제품 가격을 올린 제너시스 BBQ가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일부 BBQ 지역사무소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가맹점주와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BBQ가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가기로 한 과정에서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 여부를 보고 있는 것.

BBQ는 이달 초 20가지 치킨 제품 가격을 900원에서 최대 2000원 올렸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치킨 10가지 제품 가격을 8.6~12.5% 인상한 바 있다. 그러면서 BBQ는 가격 인상 직후인 지난달 중순께 전국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광고비 분담을 위해 판매 마리당 500원씩 거둬들이겠다고 통보했다. 이를 두고 일부 가맹점에서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익의 일부를 본사가 가져간다는 불만이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는 BBQ에 대한 공정위 조사 착수가 알려지자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업계 1위인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말 가격을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교촌은 이달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6~7% 인상할 예정이었다.

교촌은 가맹점주의 어려움을 고려해 광고비용을 절감하는 자구 노력을 실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하반기 계획된 광고비용의 30%를 줄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기존 광고비를 30~50%까지 줄이고 가맹점 매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교촌 관계자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며 "본사부터 쇄신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 bhc는 한 달간 주력메뉴 가격을 1000~1만5000원 인하한다. 할인메뉴는 '뿌링클 한마리'와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마리'다. bhc는 AI 피해가 장기간 확산할 경우 할인 기간을 추가 연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치킨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농가에 혜택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AI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 입장에서는 업계의 무리한 가격 인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업계가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인상을 할까 걱정된다"며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