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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의 식판이야기>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 축산물 공급체계 9월부터 개선

서울시 학교급식의 70% 가량을 담당하는 친환경유통센터에 운영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지난 3년간 많은 개선조치가 이루어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학교급식 잔류농약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된 이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여야 합의의 센터운영위원회가 신설되었고, 학교장, 행정실장, 영양(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인 합의기관으로 출범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산하의 친환경유통센터는 센터운영위원회를 십분 활용하여 학교와 학생 입장에서 부단히 개선책을 받아들였고 지난 3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5년 첫해에는 친환경농산물의 산지개념을 재정립하고 납품업체들도 재공모하여 참여 폭을 대폭 넓혀주었다. 특히 종전에는 수집상에 불과했던 산지공급업체들을 모두 폐지하고 각 시도의 추천을 받아 현지 농산물에 한해 납품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유통구조 개선을 이뤘다.


2016년에는 수산물 공급체계의 문제점을 보강했다. 수산물의 경우 시장에서의 유통체계를 무시하고 억지로 산지공급업체를 선정함으로써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했다. 결국 산지공급업체 개념을 없애고 산지로부터 학교까지 일괄 처리가 가능한 우수한 업체를 재선정하는 것으로 제도를 바꾸었다.


2017년에는 축산물 공급체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TFT가 만들어졌고 필자가 팀장을 맡았다. 건국대에 연구용역을 주어 축산물의 공급체계와 학교급식의 조화를 모색하였다. 지난 5월 드디어 6개월간의 TFT 활동이 마무리되어 운영위에 개선안이 상정되었고, 지난 16일 최종안이 결정되어 9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학교급식 축산물 공급에 있어 가장 큰 애로는 한우 유통체계와 관련된 것이다. 학교급식에서 많이 사용하는 한우 등급은 3등급이나 실제로 도축되는 한우 중 3등급 비율은 7%에 불과하여 절대적으로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학교급식에서 주로 사용하는 한우의 부위는 국거리나 불고기용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6개월의 연구용역 결과, 한우 1등급 이상은 산지조합으로부터 직접 계약하여 한우를 잡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2, 3등급의 경우 발현율이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3등급의 경우 월령 제한을 풀어서 공급물량을 일부 확보하고 필요시 결품 처리하여 학교로 하여금 가급적 2등급 이상을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 차선책이었다.


TFT 활동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납품업체들의 요구였다. 축산물의 경우 1차 가공을 통해 부위별 포장이 이루어지고, 2차 가공을 통해 학교식당에서 필요한 스펙대로 썰어서 납품한다. 1차 가공의 경우 센터는 원료류 공급업체를 정하고 2차 가공의 경우 학교에 직접 납품하는 납품업체를 정하여 공급해 왔다. 그런데 납품업체들이 1차 가공업체를 폐지하고 자신들이 부분육을 외부에서 직접 사다가 2차가공만 하면 더욱 저렴하게 제대로 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TFT는 납품업체들의 요구를 감안하여 두가지 안을 만들어 운영위에 상정했다. 첫째는 원료육공급업체를 폐지하고 대신 전국에 있는 축평원의 품질관리공급업체 인증된 업체로부터 부분육을 공급받는 것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기존 방식대로 원료육 공급업체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운영위에 참여한 학교측 인사들은 대부분 원료육 공급업체를 직접 센터가 지정하여 관리하기를 원했다. 결국 기존의 방식대로 하되, 한우 월령제한을 풀고 대신 납품업체의 학교발주 정보를 원료육 공급업체와 공유하여 납품되는 고기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는 것으로 했다.


학교로서는 1등급 이상의 한우를 산지조합으로부터 직접 공급받는 방식만이라도 이번에 시행하는 걸 상당한 개선책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다만 학교 측도 국내 3등급 물량을 고려하여 2등급 이상의 고기를 발주하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식재료비가 빠듯하다고는 하나 사실은 친환경농산물 때문에 부족한 것이지 가끔 먹는 한우 국거리나 불고기용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먹는다고 해서 실재료비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축산물 TFT팀장을 맡아 일정한 소임을 했지만 식재료만큼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가 없음을 절감했다. 상대적인 최선책이 있을 뿐 결국 운영상에서 문제점을 최소화하여 가는 것이 정답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실무팀의 분발을 기대한다. TFT팀이 원만히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준 이종육팀장과 팀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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