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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란다] "한식세계화 민·관·산·학계 함께 나서야"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장

우리나라는 비록 22만㎢의 작은 영토이지만 오래 전부터 문화와 문물교류가 활발하고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로 각 지방마다 톡특한  음식문화가 발달되어 왔다. 그동안 요리연구가로서 활동하다보니 우리한식은 다른나라 음식에 비해 우수한점이 많다고 항상 느끼며 우리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우리 한식은 주식과 부식으로 명확히 구분되어 곡물조리법으로 음식의 간을 중히 여기며, 조미료 향신료의 이용이 섬세하며 약식동원의 조리법이 우수하다. 즉 좋은 음식은 몸에 약이 된다는 근본사상이 음식에도 나타나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한식은 미묘한 손동작이 요구되며 궁중음식과 반가음식, 서민음식을 비롯하여 각 지역의 톡특한 향토음식조리법이 발달되어있고 상차림에 따른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요즈음 개인적으로 방송을 많이 하다보니 시대가 변화됨에 따라 양보다는 질이나 영양, 웰빙음식 그리고 눈으로 즐기는 음식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그맛도 또한 다양하게 변화가 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입맛은 각 가정에서도 다르고 각 지방과 각 나라별로도 특색이 있다.

 
얼마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이모 교수와 미팅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 교수가 도쿄대에서 생활하던 중 우리나라 농림식품부의 해외음식홍보행사의 일환으로 삼계탕을 무료로 나눠줬는데 일본사람이 그 삼계탕을 받고 닭 한 마리가 그대로 음식으로 나온걸 보며 깜작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얼마전 문체부에서 8억이란 거액을 들여 한식 표준화작업을 했다고 언론등에 크게 보도한적이 있다. 물론 한식표준화 사업도 필요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 먼저 해야할일은 각나라별 음식문화에 대한 지침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나라마다 종교의식으로 먹지 못하는 식품, 그리고 향신료를 어떤 걸 좋아하는지, 포크문화인지 젓가락문화인지, 아니면 다양한 소스의 개발로 퓨전화된 요리를 개발해야 한다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2차례씩 한중식문화 교류전을 정기적으로 하다보니 중국인들의 식사문화를 자주 접하는데 식사 때마다 중국 사람들의 음식자랑은 참 장관이다.


물고기 한 마리를 먹는데도 손님에 대한 배려와 묘하게 기분을 좋게하는 맨트가 있다. 물고기에 눈을 먼저 주면서 멀리 세상을 보며 승승장구하라는 의미에서 물고기 눈을 드린다 라는 멘트 등이 그 예다. 우리 한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각나라에서 한식행사를 하다보면 이런점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유치원시절 보다 유아기부터 음식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들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먹인다면 그 아이들은 성장해서 세계 많은 친구들에게 음식에 대한 어렸을 때의 들은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그 스토리텔링 음식을 먹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해 구전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한식자랑이 될 것이다.


‘밥상 앞에서 말을 하면 복 달아난다’는 말 등으로 까다로운 식사예절을 강조하기보다는 다양한 우리음식의 정보를 반찬으로 가족들과 오손도손 단란하고 즐거운 식사가 된다면 이보다 좋은 우리음식 자랑이 어디있겠는가 싶다.


이제 우리는 세계시장에서 한식에 대한 경제성을 고려해서 한식세계화에 앞장서는 우리음식 사랑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한식세계화, 왜 필요한가?

 

그동안 우리정부는 매정부마다 매년 수백억원을 들여 한식세계화 사업들을 펼쳐놓고 있다. 아시다시피 강력한 국가브랜드의 구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광범위한 후광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정치적 차원에서 강력한 국가브랜드의 구축은 국가의 대외적인 위상을 높여주고, 외국과의 교류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차원에서 강력한 국가브랜드는 자국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문화적 차원에서는 국민의 결속력을 증대하고, 선진적인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독특한 문화유산 중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많은 사람들은 아마 주저 없이 음식 문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매년 학계에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한식의 과학적·영양학적 우수성에 관한 많은 논문들은 이런 주장을 충분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한국음식산업에 대한 이야기는 흔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는 약 4800조원(외식산업 2400조원 포함)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보기술(IT) 분야(2750조원)나 자동차산업(1320조원)보다 큰 규모다.


2020년 세계의 중산층은 20억 명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모든 나라가 투자와 경쟁을 하는 것은 생존의 차원에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화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음식을 세계화해 음식이 문화의 중심이 되고, 큰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정부가 주가 되어 민간과 학계, 기업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세계 시장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각종경험과 인적·물적 네트워크, 그리고 강력한 정책을 바탕으로 하루바삐 한식문화 세계화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에는 문재인 정부라는 민주화 정부가 출발점에 서있다.
 

새로운 정부는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단순한 홍보적 차원을 넘어 국가브랜드 가치제고의 막대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지하여야 한다.


식문화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정부 뿐 아니라 ‘산·학·민·관’이 함께 하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관심과 일관성있는 정책지원이 문재인정부에서 이루어지기를 학수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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