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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부패 닭고기' 정부는 '태평', 업계는 '전전긍긍'

국회, 식약처-농식품부 안이한 대처 지적 "국민 편에서 챙겨야"
CJ제일제당, 마니커 등 식품업계 해당 원재료 제품 생산중단
KFC, 맘스터치, 버거킹 등 외식업계 국내산 변경, 판매중단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논란을 두고 정부와 관련 업계의 대응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재수)는 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축산물 부정유통과 관련해 문제가 된 업체들은 한국으로 수출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유통.판매를 허용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의식해 발빠르게 브라질산 닭고기가 들어간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이같은 상반된 정부의 행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식품업계의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 중단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브라질산 닭고기를 원료로 만든 '고메 순살크리스피'를 잠정 생산중단했다. 

마니커도 브라질 BRF에서 수입한 닭고기로 만든 '순살치킨가라아게' 생산을 중단하고 100% 국내산 닭고기가 사용된 '리얼치킨 통살 가라아게' 제품으로 교체에 들어갔다.

앞으로 생산중단 조치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대상은 '순살치킨'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지만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동원과 사조 역시 브라질산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했지만 제품 철수 계획은 없지만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일찌감치 제품 철수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21일부터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의 판매를 중단했다. 홈플러스도 20일 오후부터 전 점포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매대에서 철수했고 롯데마트도 이날 오후부터 브라질산 닭고기를 철수하고 판매 중단 조치했다.

치킨업계는 비상이다. BBQ, bhc, 굽네치킨, 교촌치킨, 네네치킨 등 치킨 업체는 일반 뼈있는 치킨뿐만 아니라 순살치킨에도 100%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 반면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한 업체들은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KFC는 전국 모든 매장에서 '치킨 불고기 버거'를 국내산 닭으로 100% 전량 교체했다. 맘스터치는 강정 등 치킨 메뉴 3종 판매를 중단했다. 버거킹도 국내산과 브라질산을 혼합 패티를 사용하는 '크런치 치킨'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식약처와 농식품부는 지난 21일 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축산물 부정유통과 관련해 문제가 된 업체들은 한국으로 닭고기를 수출한 적이 없음을 브라질 정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20일 조치한 브라질 닭고기 수출업체인 BRF가 우리나라로 수출한 닭고기 제품에 대한 잠정 유통판매 중단조치를 해제했다. 

정부는 브라질 대사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만으로 안전성을 확인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최소한 행정당국에서는 이런 부분에서 분명하게 국민 편에 서서 식생활 안전문제를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기업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관련 없는 업체들로부터 수입한 것까지 전량폐기하고 유통을 금지시키고 있다"며 "식생활 안전문제에 관련해서는 과잉 대응하는 것이 안이한 대응 보다는 낫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단순 발표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