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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브리핑>동원그룹 잇단 '도덕불감증' 눈총...입찰비리에 담합까지

동원F&B, 학교급식 영양사에 상품권 지급 등 입찰비리 시정명령
동원홈푸드, 군납 급식품목 담합 13억원 과징금 검찰 고발 조치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동원그룹(회장 김재철)의 식품 계열사가 학교급식 입찰비리, 담합 등 불법 행위로 잇따라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동원F&B에 이어 동원홈푸드까지 논란을 일으키면서 기업 이미지나 도덕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동원홈푸드 등 19개 업체는 소시지, 돈가스 등 22개 군납 급식품목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구매입찰에서 낙찰예정사/투찰가격 등을 담합해 시정명령, 고발과 함께 총 3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동원홈푸드는 소스, 스프 품목에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징금 13억원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 조치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동원홈푸드, 복천식품 등 19개 사업자가 담합한 입찰의 총 건수는 329건, 해당 입찰의 총 계약금액은 약 50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담합이 입찰 건수가 많은 것은 법 위반관련 품목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돈가스, 미트볼 등 상당수 품목들이 전국을 4개 지역(1~4지역)으로 나눠서 지역별로 입찰이 실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돈가스, 햄, 소시지, 카레소스, 튀김어묵, 참치통조림,불고기햄버거패티 등 22개 입찰품목에서 유찰방지, 물량 나눠먹기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담합을 했고 담합의 결과 낙찰율도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치·골뱅이 통조림의 경우 낙찰율이 경쟁상황에서는 90~93% 수준이었는데 담합이 있었던 시기에는 93~98% 수준으로 형성됐으며 해당 입찰에 대한 참여자 중 담합 가담자의 비율이 높을수록 낙찰율이 높게 나타났다.

육가공품목은 200건의 입찰에 3~7개 업체가 담합에 참여했고 소스, 스프 품목은 37건에 9개 업체, 통조림 품목은 54건에 입찰에 2~5개 업체가 참여했다. 돈가스, 미트볼 등 상당수 품목들은 전국을 4개 지역으로 나눠 입찰이 진행되면서 각 지역별로 담합이 시행됐다. 


동원홈푸드는 소스, 스프 품목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선정하고 투찰가격 등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2012년 소고기 스프 입찰 당시 유찰방지를 목적으로 태림농산, 케이제이원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연락을 통해 2012년 4월 20일 입찰전에 낙찰예정사와 들러리사를 선정했다. 이들은 태림농산의 낙찰을 위해 태림농산 직원이 케이제이원의 사무실에서 투찰을 대신하거나 동원홈푸드의 퇴직 직원을 통해 동원홈푸드의 투찰가격을 태림농산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합의를 실행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담합에 참여한 19개 사업자 모두에 대해 시정명령하고 동원홈푸드 등 13개 사업자에 대해 총 3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12개 업체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향후 방위사업청이 이번 조치결과를 토대로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관련 자료 제공 등의 지원을 해줄 예정"이라며 "그동안 방위사업청이 시행해 온 지역분할을 통한 입찰방식이 사업자간의 담합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고려해 방위사업청에 대해 입찰방식에 관한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원F&B는 학교 급식식재료 구매담당자인 영양사들에게 자사제품 구매실적에 따라 상품권, OK Cashbag포인트 등을 제공한 행위로 적발돼 지난달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동원F&B는 2014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2년 간 499개교의 영양사들에게 ▲만두류, 냉동류를 모두 포함해 식단 구성 시 스타벅스 상품권(1만원) 지급, ▲육가공류 6종을 모두 월간 식단에 포함시킬 경우 동원몰 상품권(20만원) 지급 등 2458만원 상당의 스타벅스 상품권, 동원몰 상품권 등을 지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전형적인 도덕불감증 사례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돈벌이에만 급급해 스스럼없이 법까지 위반한 것은 도덕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기업 스스로 원칙과 규정을 지키려는 기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식품과 수산, 포장재 계열사를 두고 있다. 식품은 동원F&B가, 수산은 동원산업이, 포장재는 동원시스템즈가 각각 책임지고 있다. 동원F&B의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는 최근  더블유푸드마켓을 흡수합병하는 등 식자재유통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