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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창간 15주년 특집> 이 맛에 산다...한국 입맛 사로잡은 대표 먹거리는?

식생활의 한 축을 짊어지다...트렌드 부침 속에서도 살아남은 강자들
변화와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오랜시간 매출 증가 견인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흔히 공기 같은 제품들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오랜시간 옆에 있으며, 그 존재가 너무 익숙해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이지만 삶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것들.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함께보내고 성인이 된 후에도 손이 가는 장수제품들도 그 중 하나이다.


푸드투데이가 2002년 3월 1일 창간된 이후, 숱한 신제품들이 쏟아졌다. 15년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식품업계의 장수제품으로 자리잡은 제품이 있는가 하면, 관심과 기억속에서 사라져간 제품도 있다.


장수제품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그 제품을 만든 기업이 장수기업이냐 아니냐를 판별하는 시금석이 되기도 한다. 지난 한해에도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장수제품들의 활약이 빛났다. 기존 제품에 맛과 패키지, 크기 등에 조금씩 변화를 주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관통한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도 한 계절을 넘기기 힘든 요즘 세태를 생각하면, 그 수많은 시간의 밀물과 썰물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남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되 제품의 특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새로운 역사를 면면히 이어올 수 있다. 푸드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소비자들과 새로운 미래를 함께할 한국의 대표 장수제품들을 살펴봤다.



20대에서 60대까지...한국인의 입맛 사로잡은 장수제품의 다양한 나이

롯데칠성(대표 이재혁)의 '칠성사이다'는 1950년 5월 출시해 올해 60대 후반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칠성사이다'는 탄산음료시장을 견인해 오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출시 초기 '칠성사이다'는 초록색 유리병에 흰색별이 붙어있는 디자인이었으며 코카콜라, 펩시 등의 탄산음료와 달리 해외에 지급되는 로열티가 없어 ‘국민 사이다’로 불리워왔다.


이 땅에 최초로 ‘야쿠르트’ 시대를 연 한국야쿠르트(대표 고정완)는 1971년 8월부터 야쿠르트 판매를 시작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이용한 방문판매 방식도 이때 등장했다. 가격은 1병에 25원. 1977년 9월 하루 판매량이 100만 병을 넘어섰다.


1989년 당시에는 야쿠르트 하루 판매량이 500만 병을 넘어서며 야쿠르트 돌풍을 몰고오기도 했다.


1974년에는 빙그레(대표 박영준)의 바나나맛 우유가 출시됐다. 당시 고급과일의 대명사였던 바나나가 어린이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과일이라는 점에 착안한 제품으로, 항아리 모양의 용기 디자인은 고향을 떠올리게 하기 위한 발상이었다.


바나나맛 우유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금까지도 하루 평균 80만개 이상, 연 2억 5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는데, 1998년 300억원, 2001년 6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데에 이어 가공유 제품으로는 사상 최초로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000억원대 기록을 달성했고, 2011년에는 연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공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역제품이다.


오뚜기(대표 이강훈)는 소비자가 더욱 편리하고 쉽게 카레를 즐길 수 있도록 1981년 전자레인지에 돌려 바로 먹을 수 있는 '오뚜기 3분카레'를 출시했다. 요즘에야 레토르트 제품 등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이런 제품이 각광받고 있지만, 당시엔 혁명과도 같았다.


실제로 '오뚜기 3분카레'는 출시와 동시에 많은 소비자의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첫해에만 약 400만개의 판매를 올렸다.


1986년은 농심(대표 박준)의 신라면이 출시된 해이다. 얼큰한 소고기맛 국물을 강조한 신라면은 2014년 8월 포장 디자인 변경 후  전 세계 100여개국에 유통되고 있으며 2015년 말 기준 신라면 누적매출은 10조를 넘어섰다.


90년대로 넘어서면 식품의 보존성과 간편함이 강조됐다.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의 '햇반'은 그런면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다. 1996년에 출시한 이 제품은 자취생과 1인 가구의 필수품’이 됐다. 햇반은  국내 상품밥 시장을 개척뿐 아니라 최근의 식품업계 흐름인 가정간편식(HMR)시장의 도화선이 된 제품이기도 하다. 최근의 식문화를 대변하는 혼밥의 시초인 셈이다.


20년간 햇반의 누적 매출은 1조 1400억원, 판매는 17억 개로 제품을 일렬로 정렬하면 지구 여섯 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다. 그 동안 햇반에 사용된 국내산 쌀은 18만 톤(약335만 가마니)이다.


새 시대를 여는 장수제품, 트렌드의 중심에 서다

초코파이 바나나는 지난해 오리온(대표 이경재)이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제품이다. '정'을 강조한 장수제품으로 유명한 초코파이에 바나나 원물을 첨가한 이 제품은 지난해 첫 출시한 후 국내 매출만 1천400억원을 돌파했다. 중국에서는 연매출 2천억원을 '더블 메가브랜드'(연매출 2천억원 이상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오리온은 최근 '초코파이 정(情) 바나나' 출시 1주년을 맞아 우유 함량을 기존 대비 40% 늘리고 맛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SPC삼립도 1983년 출시된 '제리뽀'에 제리뽀' 패키지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적용한데 이어 감귤, 코코넛·포도, 복숭아 등 세 종류의 과육을 넣어 '과일 제리뽀'를 출시했다. SPC삼립은 제품 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30g 늘렸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제품인 1971년 출시된 ‘삼립호빵’도 지난 겨울 총 10여 가지의 다양한 호빵을 출시했다. ‘한끼 식사’, ‘천연 효모’, ‘웰빙 지향’ 등 크게 세 가지의 콘셉트로, 전통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은 내용물을 한층 개선하고 ‘肉(육)호빵’, ‘천연효모 로만밀 통밀호빵’ 등 소비자 기호와 연령을 고려한 새로운 자매 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롯데제과(대표 김용수)도 최근 ‘더블딥 카페라떼 빼빼로’를 선보이며, 빼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빼빼로는 1983년 출시돼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롯데제과의 대표 제품이다.


현재 오리지널 제품인 초코를 비롯, 아몬드, 누드 등 7종을 판매하며, 빼빼로 수출액이 30% 이상 신장하는 등 글로벌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강지처'에 질려 '뉴페이스'를 꿈꾸는 소비자들

장수식품의 이 같은 변화에도 매출 증가에 비해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은 매번 지적되는 사항이다. 실제로 대상, 빙그레, 오뚜기 등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품업계도 새로운 장수제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고군분투 중이다. 삼양식품이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성공적인 해외 수출을 통해 확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아 '쿨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등을 출시했다.


또, 삼양식품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생산라인 증설을 공시하며 제품에 대대적은 투자를 예고했다.


오뚜기가 2015년 출시한 ‘진짬뽕’의 인기로 2014년 시장점유율 16.3%였던 오뚜기는 2015년 18.3%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라면업계 내 ‘마의 점유율’이라고 불리던 20% 돌파에 성공하며 프리미엄라면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신제품 유행 주기가 예전보다 많이 짧아졌고 신제품을 출시해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제품을 리뉴얼하고 마케팅을 연구하는데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된 제품들이 그저 노익장만 과시하고 있다고 보아서는 안될 것"이라면서도 "오래된 친구를 대하듯 장수식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애정어린 시선과 기존시장에 안주하지 않기 위한 식품업계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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