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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정유경, 남매경영 본격화...식품.뷰티로 승부수

과감한 투자와 변화. 아이디어로 침체된 내수 시장 공략


[푸드투데이 = 조성윤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남매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필두로 국내 최대 종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등에 집중한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뷰티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이 자신만의 경영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실적으로 평가받는 올해에는 정 부회장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식품으로 경영능력이 조명을 받고 있다. 창고형 할인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노브랜드' 상품도 호응을 얻고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도 최근 4년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선보인 복합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도 오픈 140일만에 방문객 1000만 시대를 열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2013년 냉동냉장 간편가정식 200여개로 시작한 피코크는 현재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성장해 1000개가 넘는 상품을 운영 중이다. 2013년 35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750억원으로 무려 5배 이상 성장했다. 이마트는 일산 이마트타운에 피코크 키친을 만드는 등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정 부회장도 지난해 5월 '성수동 이마트 본사 9층에 '피코크 비밀연구소'를 확장 신설하는 등 피코크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SNS를 통해 자사제품 홍보에 열심히다.


피코크 비밀연구소에는 피코크 상품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와 단체 회의실 공간, 염도·당도·산도 등 다양한 관능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품질 관리실을 갖추는 등 최초 아이디어 단계부터 최종 상품화까지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처럼 승승장구 중일때 정유경 총괄사장은 1996년 입사 후 20년 만인 지난해 12월 신세계 대구점 오픈식 현장에 모습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면세점 계열인 신세계DF 신임 대표에 정 총괄사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손영식 사업총괄 부사장을 내정하고, 패션·뷰티 계열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이달 들어선 ‘디자인경영’의 일환으로 백화점 전용서체인 ‘신세계반부리’ ‘신세계민부리’ 2종의 글자체를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아 ‘은둔형 리더’로 불려왔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몰을 증축 및 리뉴얼한 데 이어 김해·하남·대구점을 오픈하며 6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등 경영성과도 함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신세계는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500만명이 방문했고 오픈 1년차 매출 6000억원 돌파를 목표를 세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1월 하루평균 매출이 24억원을 기록하며 신규 시내면세점 중에 가장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설립한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도 지난 6일 오산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 생산에 돌입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한국∙미국∙영국 등 화장품 회사에서 주문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제품도 생산할 예정이다.


정 총괄사장은 자체 개발한 네 가지 컨셉의 컬렉션 아이템으로 전 세계 화장품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코스가 보유한 기술력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시아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거둔다는 구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용진 정유경 남매는 경영방식의 차이가 큰 편"이라며 "자신만의 사업 색채를 드러내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행보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