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스무살 된 '햇반' 혼밥족의 '집밥' 되다

[1인가구의 식품 경제학2] CJ제일제당-햇반, 20년간의 누적 판매량 17억개 돌파
당일 도정·무균포장 생산...시장점유율 67%로 1위


[편집자주]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논다. 수업도 혼자 듣고, 영화도 혼자 보고. 심지어 여행도 혼자 다닌다. 이처럼 '나홀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날로 증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2015년)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5.9건으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인가구 비율도 2000년 15.5%에서 2015년 27.1%까지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이혼율이 9위에 오르는 등 최근 이혼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인가구를 겨냥한 식품업계 생존전략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푸드투데이는 '1인가구의 식품 경제학' 기획을 통해 식품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한 혼밥족, 혼술족의 식생활과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엿보려한다.  


혼밥족은 물론 소비자들의 일상생활 일부가 된 '햇반'

[푸드투데이=조성윤 기자] 1996년 12월 첫선을 보인 ‘햇반’이 탄생 20주년을 맞으며 1인가구는 물론 각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햇반은 가공식품 가운데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년간 햇반의 누적 판매량은 17억 개가 넘는다. 단순 계산하면 한국인 1명당 30개 이상 햇반을 먹은 셈이다. 용기 지름이 13.7cm인 햇반 17억 개를 나란히 줄 세우면 지구를 6바퀴 정도 돌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그동안 사용한 국내산 쌀은 약 18만 t으로 225만 가마니에 해당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햇반 매출이 16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누적 매출은 1조 1400억 원을 넘어섰다. 햇반이 나온 직후인 1997년에는 인스턴트 밥은 맛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연간 매출이 40억 원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급할 때 꺼내 먹는 밥’이라는 것을 앞세워 홍보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TV 광고 문구를 ‘갓 지은 밥맛’으로 바꿨다. 그 결과 시판 5년여 만인 2002년에는 매출이 250억 원대로 뛰었다.



햇반의 매출 성장과 동시에 즉석밥 시장도 함께 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400억 원 수준이다. 내년에는 3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 2인 가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최근 5년 동안 즉석밥 시장은 매년 10∼20% 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이 가운데 햇반은 시장점유율 67.2%로 20년째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햇반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당일 도정이다. 1996년 출시 당시만 해도 3일 내 도정한 쌀을 사용했지만 2010년 업계 최초로 당일 도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햇반이 매번 즉석밥 1위를 놓치지 않는 것도 자체 도정설비를 갖춘 공장에서 당일에 바로 밥을 짓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5개년 간의 햇반의 전국 지역별 판매량을 토대로 만든 '전국 햇반 지도'를 공개했다. 전국 햇반 지도 공개를 위해 CJ제일제당은 햇반은 2012년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약 5년간의 지역별 판매량을 분석했다. 


전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았던 경기·강원 지역은 약 1억7400만개가 넘는 판매량으로 전국 판매량의 32.4%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이 약 1억2900만개의 판매량으로 2위였고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경남의 경우 전체 판매량은 3위였지만 1인당 판매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5개였고 2위 서울(13개)이 뒤따랐다.


조사 기간 동안 햇반과 햇반 컵반의 전체 판매량은 약 5억4000만개였는데 이는 20년간의 누적 판매량 17억 개중 약 3분의1에 달하는 수치다. 1인 가구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11년 이후 햇반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서울과 부산·경남은 상품밥의 주요 소비층인 1~2인 가구의 증가가 많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김병규 CJ제일제당 편의식마케팅담당 부장은 “한류 열풍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과 선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햇반을 한국 대표 식품 브랜드로 키우는 한편 전국의 모든 소비자가 햇반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가구 식생활에 돌풍 일으킨 '컵반' 

CJ제일제당이 건강을 강조한 햇반 신제품도 인기다. 오곡밥, 찰보리밥 등을 비롯해 현재는 발아현미밥, 흑미밥 등 잡곡밥 8종을 판매하고 있다. 1인가구가 본격화된 2011년부터 현미·흑미·오곡 등을 넣은 잡곡밥을 선보였다. 전체 29종의 햇반 제품 중 잡곡밥은 9종은 전체 매출의 20%에 이를 전망이다.


또 국과 덮밥용 소스를 함께 구성한 ‘햇반 컵반’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30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회사측은 ‘밥이 맛있는 간편대용식’이라는 콘셉트가 시장에 통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커지고 있는 간편대용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비자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컵밥 등 간편대용식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밥을 비롯한 내용물의 맛·품질에 대한 실망’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회사는 기존 햇반의 기술력에 원재료의 맛, 용기 형태와 조리법 등을 연구개발해 ‘햇반 컵반’을 내놨다.


국내 즉석밥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업계는 2025년에는 1조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가 즉석밥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인 것.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즉석밥 시장에서 손을 뗀 농심의 안양공장까지 인수했다. 농심 안양공장을 인수한 CJ제일제당의 연간 즉석밥 생산능력은 1억6000만개에서 2억개로 늘어나게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처음 즉석밥이 출시 될 때는 편리성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인기였지만 점차 가격이 높더라도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맛과 품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러한 '가치소비'를 공략한 CJ제일제당의 마케팅이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