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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댄 정부, 고병원성 AI 재앙 불러와

日… 최고경보 2시간 만에 대책실 설치, 英… 총리가 3일 만에 지휘

[푸드투데이=김보연 기자] 정부의 고병원성 AI 방역 전선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고병원성 AI 청정 지역이었던 영남권이 뚫린 데 이어 이미 고병원성 AI의 공습을 받았던 경기 김포와 전남 구례에서는 주말 새 또다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제주를 제외하곤 고병원성 AI 감염이 전국화되면서 역대 최악의 고병원성 AI 사태가 빚어졌다.


정부의 잘못된 초기 대응으로 사각지대 곳곳에서 고병원성 AI가 터져 나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재난을 불러일으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고병원성 AI 대응을 놓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우선 정부는 고병원성 AI 유입 경로와 감연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주 감염원인 철새가 어떻게 농가의 사육 조류를 감염시켰는지, 이같은 감염경로를 차단하지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철새 도래지가 광범위한데다 일손 부족으로 AI의 체계적 관리가 힘들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반면,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일본은 적절한 조기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1일 니가타현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자 곧바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니가타현에서 AI 확진 판정이 내려진 시간은 밤 9시였다. 2시간 만에 총리관저에 대책실이 구성됐고, 새벽 시간대 자위대가 살처분 작업에 동원됐다. 일본에서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100만마리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1,800만마리)의 6% 수준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AI 발생 이틀 후에야 농식품부 내에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고,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보다 사흘 뒤 대책본부를 찾았다. 지난 13~14일 세 차례의 일시 이동 중지도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다 제대로 된 효과를 못 봤다. 이 시기에 영남권이 사실상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고병원성 AI 대응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AI는 주말에도 계속 확산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8일 경기 김포시 대곶면 초원지리의 한 닭 사육농가의 가검물 검사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15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의 한 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16일 오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그동안 청정 지역인 영남권도 AI에 노출됐다. 한편 경기 안성의 야생 조류에서는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H5N6형이 아닌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H5N8형은 2014년에 큰 피해를 낸 AI 유형이라는 점에서 두 유형이 동시다발로 확산되면 방역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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