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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국 탓에 AI 늑장대처 '도마'...골든타임 놓쳐

첫 발견이후 14일 지나서야 방역심의위원회 개최
국내 첫 H5N6형 등장 불구 안이한 대처로 화 불러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느슨해진 정부 당국의 늑장대처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2일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그간 국내에서 발생했던 유형(H5N1, H5N8)와 다른 H5N6형으로 2014년 4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던 유형이다.

 
H5N6 AI는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지에서 발생했으며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혈청인 H5N1형이나 H5N8형과 달리 올 겨울 첫 발생한 H5N6형은 확산속도와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H5N6형 바이러스는 올해 야생철새에서 첫 검출돼 방역당국과 농가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최근 2년간 15명이 감염돼 6명이 숨진 H5N6형 바이러스는 확산속도가 매우 빨라 철새에 의한 전국 확산 우려가 차츰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기존 AI 바이러스와 달리 더 독하고 확산속도가 빨라 방역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는 이번 AI는 철새도래지 인근에서 분산적으로 발생했으며 전파가 예년에 비해 확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발생농가의 신속한 신고로 19일 0시부터 21일 12시까지 이동제한(Stand Still) 조치를 발령했다.


그러나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안이한 방역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태 확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10월28일이다. 당시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 일원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후 11월10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야생조류에게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11월13일 올들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했던 충남 천안시 풍세변 봉강천 일대 야생조류에서 또 다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11월15일엔 충남 아산시 야생조류에서, 그리고 11월 16일 비로소 충북 음성군 오리와 전남 해남군 산란계 등 농장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날로부터 18일이 지나서야 호남·충청 지역 농가에게까지 AI가 침투한 것이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에선 10월 28일, 그리고 11월13일 두차례 걸쳐 반복해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야생조류의 분변으로부터 검출됐으나 인근 지역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날로부터 19일이 지나서야 호남·충청 지역 농가에게까지 AI가 침투한 것이다.


정부의 대처는 이미 농가로 까지 AI가 퍼진 뒤에서야 이뤄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1월 16일 전남 해남(산란계), 충북 음성(오리) 소재 2개 농장 AI의심축이 확인됐고 11월 17일 고병원성(H5N6)으로 확진됐다. 충남 천안에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날로부터 이미 20일이 지나버렸다.


정부는 처음으로 H5N6형 AI가 발견된지 14일이 지난 11월11일일 가축방역심의회 자문을 얻고 시도 부시장 부지사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19일 지자체 방역 현장방문 등 대응체계 점검에 나섰다. 또한 발생농장 2곳, 의심축 확인농장 4곳의 가금류 21만1000마리를 매몰하고 거점소독시설 21개소를 설치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11월 16일 충북 음성군 오리농장, 전남 해남군 산란계 농장의 발병이 확인된 이래, 11월 19일 충북 음성군 오리농장 3곳, 충북 청주 오리농장 1곳, 전남 무안 오리농장 1곳, 경기 양주시 산란계 농장 1곳, 11월 21일 전북 김제 오리농장 1곳 등 고병원성 AI의심축농장이 경기 충청 호남 일대에 속출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이에 대해 "10월28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 야생조류에게서 H5N6 AI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당시, 아니 그 지역에서 반복해서 고병원성 AI바이러스가 검출된 11월13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초동 방역태세에 들어갔더라면 이렇게 경기 충청 호남까지 번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10월 28일 첫 H5N6 AI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 정부는 대체 어떻게 대처했느냐. 무엇을 했느냐"며 질타했다.

 
김 의원은 "겨울철이면 가축 전염병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때마다 늑장대처, 철새탓, 농민탓으로 정부는 무능한 모습을 보인게 사실"이라며 "방역은 또 다른 국방이다. 서둘러 차단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느슨한 대처로 인해 경기·충청·호남이 신종 H5N6 AI바이러스에 오염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의 재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세월호 사태에서도 잘 드러났다"며 "이번 AI늑장 대처는 특히 최근 최순실 정국으로 인한 기강해이, 그리고 망가진 국가 운영의 현실을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