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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장관 내정자, 공기업 사장 재직시절 투잡논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후보자가 공기업 사장을 재임하면서 동시에 ‘경상북도의 정책자문관’ 역할도 수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편파적인 공직수행 및 특정지역 대변자 역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 상록을)은 24일 인사청문요청안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재수 장관후보자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재임기간인 지난 2012년 4월 3일부터 2014년 4월 2일까지 2년간 ‘경상북도 농식품정책자문관’ 활동을 함께 수행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지사가 발급한 후보자의 경력증명서에 따르면, 근무상황에 ▲소속 경상북도 ▲직명 농식품정책자문관 ▲재직기간이 명기돼 있어 단순 자문위원이 아닌 공식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비춰져 공기업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일종의 투잡(two job)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김 후보자가 농식품부 산하 공기업 사장을 하면서 전체 농어촌과 농어민을 위해서 직무를 수행하기 보다는 자신의 고향과 성장배경이 된 출신지역을 위해 일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도덕성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약 1년동안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직무수행을 마치고 나서 3개월 뒤인 2011년 10월부터 금년 8월 18일까지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장관후보자로 발탁되기 전까지 공기업의 사장을 재임하며 특정지역의 자문관 업무를 수행한 것에 대해 단순경력을 활용한 정책자문활동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으나, 그 대상이 박근혜 대통령의 출신지역이고 정치적 성장배경이자 현 정권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경북이라는 점에서 순수하게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재수 장관후보자가 향후 든든한 성장배경이 될 수 있는 ‘경상북도’의 자문활동을 맡아 입신양명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재수 장관후보자는 전임 이명박 정권시절에도 농림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차관 등 핵심요직을 차지하고 농림부 퇴직 후에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임명돼 약 5년에 걸쳐 역대 최다 연임한 바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권력주변 등 곳곳에 퍼져 있는 TK(대구·경북) 인사들과 더 많은 교분을 쌓기 위한 차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부터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 요직에는 영남권 인사들이 독차지해 인사편중논란을 일으켰으며 특히 경북고와 경북대 출신 등 TK 인사들이 많았다.


김재수 농림부장관 후보자는 경북 영양출신으로 경북고와 경북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TK 인사다. 지난 77년 12월에 21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직후인 78년 5월부터 첫 부임지로 경상북도 청도군 부군수실에서 행정사무관 시보활동을 했다.


김 의원은 “전체 국민과 농어촌과 농어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할 공기업 사장을 하면서 고향이 있는 특정 광역자치단체의 자문관 역할을 수행한 것은 후보자가 공기업 사장임을 망각한 처사"라며 "중립적이고 공평하게 수행해야 할 고위공직 수행에 있어 형평성이 우려된다. 공기업 사장이나 국무위원은 TK 지역 대변자가 아니다. 공직수행시에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역균형발전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