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 최대 수혜자는 몬산토?

김현권 의원, 몬산토 무임승차 LG.어드밴스인터내셔널 투기 의혹 제기
LG, 팜한농 인수후 14개국 투자 영국계 축산페커 끌어들여 새만금 '노크'

농가 "LG 생산량 전부 수출 못할 경우 농가 피해 직접 보상 각서써라"
"LG 생산량 20% 국내 유통, 일본 수출 50% 점유시 농가 피해액 연간 150억원"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지난 4월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LG그룹이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해서 일본과 중국 등지에 수출하는 새만금 유리온실 단지 조성을 재추진하면서 아시아 채소시장을 노리는 몬산토 무임승차 논란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의원실이 지난 8일 몬산토 코리아 대외협력부를 통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2년 9월 몬산토코리아와 동부그룹간 체결된 몬산토코리아 채소종자사업부 부분 매각 계약 내용은 LG그룹의 팜한농 인수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몬산토코리아는 2012년 채소종자사업부 일부를 매각할 당시, 300가지에 달하는 품종을 동부팜한농에 넘기는 대신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시금치 등 4가지 시장선도 품목의 경우 몬산토가 그대로 보유하면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한국과 일본의 채소 유통업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2012년 9월 13일 몬산토코리아 홈페이지에 올려진‘몬산토코리아 채소종자사업부 동부팜한농에 부분 매각' 게시물에 따르면‘동부그룹과 몬산토코리아는 채소종자를 포함해서 양사간 유통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동부그룹은 몬산토코리아가 보유한 채소 작물의 유통을 맡고 몬산토는 동부그룹이 해외에서 판매하는 채소 작물의 유통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게재돼 있다.


LG그룹 담당자는 이와 관련해 “팜한농은 새만금 LG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사업에 참여해서 종자를 비롯한 농자재 공급을 맡아 할 것”이라며“팜한농이 종자를 비롯한 농자재 공급을 맡게 되지만 수출국 바이어가 특정 품종을 고집할 경우 그 종자를 이용하게 될 것”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시장을 겨냥한 출혈경쟁 등을 이유로 농가들이 토마토와 파프리카가 아닌 다른 품목을 취급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수요가 많은 토마토와 파프리카 위주로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LG그룹의 새만금 바이오파크가 실현된다면 팜한농은 계약에 따라 몬산토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품종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몬산토코리아는 LG 스마트 바이오파크를 통해 자사 토마토와 파프리카 종자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일본, 중국에 이르기 까지 동아시아 채소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토 종자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g당 12만~24만원으로 순금보다 3배~5배 비싸며 농가 생산비중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파프리카 종자 1g은 12만원선으로 순금의 2.5배에 달한다.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몬산토 매각 협상 변수로 작용


몬산토는 현재 바이엘을 상대로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잇따른 악재로 원하는 가격협상이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유럽연합이 몬산토사의 제초제 주요 성분인 글로포세이트 사용기한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1억달러(12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몬산토 지난 1월 운영난에 직면한 나머지 전체 직원의 16%인 3600명을 해고했다. 또 농약 등의 원자재 값 하락으로 올해 기대 수익을 낮춰야 했다. 아르헨티나와 인도에선 종자 사용료를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거래회사 2곳은 유럽연합이 아직 승인하지 않은 GM콩 구입을 거부했다. 이런 악재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몬산토 주가는 최근 31%가량 폭락했다. 바이엘이 몬산토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바이엘 주가는 7.7% 하락할 정도로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김 의원은 "여러 악재들과 동시에 직면하고 있는 몬산토에게 있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추진은 토마토, 파프리카 등 몬산토가 보유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종자들의 동아시아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몬산토 매각 협상의 호재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몬산토는 2013년 기준 종자 12조원(103억달러)를 포함해 매출액 18조원(149억달러), 영업이익 4조원(35억달러)을 기록했다. 세계 종자시장의 25%를 점유한 몬산토는 2000여가지 채소 품종을 160여개 나라에 공급하고 있는 세계 종자시장의 챔피언이다.



      

LG 토마토 생산성, 국내 우수농가보다 2.5배 이상 앞설 것


LG 스마트 바이오파크가 초창기 네덜란드 시설 원예 기술에 의존하고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50ha규모 유리온실에서 연간 3만톤, 940억원어치 (2015년 국내 도매가격보다 2배가량 높은, 2016년 1월~5월 토마토 일본 평균 수출가격 1톤당 312만원을 기준으로 산출)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4월 경북 상주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토마토 생산용 유리온실을 건립을 추진하다가 농민들의 반발로 포기한 네덜란드 레바트사는 10ha 유리온실에서 연간 6000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국내 우수 농가보다 2.5배 많은 3.3㎡당 250㎏의 토마토를 수확하는 것이다.


광열비, 농자재비, 물류비 절감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LG그룹은 특히 발전소 인근 부지를 확보해 폐열을 재활용해서 토마토 생산비중 30%를 넘나드는 광열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다 국내 농약시장과 비료·종자시장을 각각 25%와 19% 점유하고 있는 팜한농을 활용해 농자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2015년 산출한 토마토생산비는 1ha당 1억8450만원. 이중 광열비는 30%, 5535만원, 비료·종묘비는 20%, 369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근 발전소 폐열을 이용한 광열비와 내부 조달을 통한 농자재비를 절감해서 생산비를 30%~40% 줄일 수 있다면 50ha에 이르는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토마토 생산비는 총 55억~65억원에 달한다. 일반 농가에 비해 생산비가 27억~37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토마토 생산설비는 특히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서 자동제어시스템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져 인건비를 줄여 추가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력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LG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동서2축도로, 남북2축도로, 고속도로, 신항만, 공항, 철도와 같은 기반시설과 함께 자리해서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생산자들 “화옹간척지 사례 보듯 100% 수출 현실성 없다”


LG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생산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100% 수출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생산자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6일 LG 그룹이 토마토 주산지 농협들의 모임인 한국토마토대표조직을 상대로 개최한 LG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설명회에 참석한 최계조 대저농협 조합장은 “우리나라는 일본으로 연간 5000톤 정도를 수출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까지 나서면 농민들의 수출 길이 막히고 피해 농민들이 다른 작물로 쏠리면서 도미노 피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LG가 생산량 전부를 수출하지 못할 경우 농가 피해를 직접 보상한다는 각서를 쓰지 않는 한 단가도 맞지 않는 유럽 가공시장 공략 등을 내세운 전량 수출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LG의 새만금 진출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마토 농가 주현철 씨는 농민들의 반발로 인해 2013년 동부팜한농이 철수한 화옹간척지 유리온실 10ha를 이어받은 우일팜은 생산량 전량을 수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수출은 생산량의 20%밖에 하지 못했다”면서 “화옹간척지에서 생산한 토마토가 수출시장에 풀리면서 아예 수출길도 막혔다. 토마토 값은 3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LG측은 김 의원실에 일본 고급 생식용 토마토 시장에 진출해 식자재용 시장에 머물러 있는 우리 농가에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농가들이 원한다면 중국에만 수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G 생산량 20% 국내 유출 때 농가 피해 84억원, 수출 50% 감소때 농가 손실 60억원   


LG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연간 3만톤에 달하는 토마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중 20%가 국내 시장에 유출된다면 시장을 빼앗긴 농가 예상 피해액은 8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의 값싸고 질좋은 토마토에 의해 농가들이 생산한 토마토의 대일본 수출이 50% 줄어들 경우 농가 손실은 2015년 수출실적으로 기준으로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생산량중 20% 국내 시장 유출은 LG 그룹이 참여 희망 농업인에게 우선 제공한다고 밝힌 20ha에서 재배한 물량중 50%만을 LG측이 계약재배 한다는 가정 아래 산출한 것이다.


연간 3만톤에 이르는 토마토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 50만톤중 6%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 대표적인 토마토 주산지인 부산 강서구 대저농협(371가구, 265ha) 토마토 생산량을 능가하고 충남 부여군 542농가의 토마토 생산량보다 2배가량 많은 것이다.

 
LG 산업단지 75ha, 공항·철도·항만·도로 입점 노른자위 5년뒤 땅값 2배 넘게 상승 예상


지난 6일 김 의원실이 LG그룹 담당자를 통해서 확인한 결과, 현재 유럽 아시아 등 14개국에 축산사업을 벌이고 있는 영국계 축산페커인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이 투자금액 3800억원의 상당 부분을 떠맡아 스마트 바이오파크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7일 새만금개발청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부지는 농지가 아닌 산업부지로 공급가격은 평당 50만원이다. 이는 새만금 인근 대지가격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주변 농지가격의 2배에 달한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만금 사업이 1차 완공되는 2020년까지 3.3㎡당 100만원선으로 지금보다 2배 가량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이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짭잘한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LG 스마트바이오파크가 값싼 농지가 아닌 산업단지에 들어서는 것도 전용과 매각에 따른 특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지난해 7월말 새만금 특별법이 통과되고 경북 포항과 전북 군산간 동서통합도로가 착동되면서 국내에서 유일한 한중FTA 산업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단 조성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러면서 새만금 개발지역과 500m 떨어진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땅이 최근 평당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정부·여당 정책적, 제도적 지원 논란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은 농업예산 100억원을 지원받아 화옹간척지에 10ha에 이르는 유리온실 단지를 조성한 동부한농팜이 새만금을 상대로 추진한 대규모 유리온실 단지 사업과 여러모로 닮았다. 그런데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처럼 정부 여당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등에 업지는 못했다.


이에 반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청와대 보고를 비롯해 20대 국회 여당 의원 전부가 공동발의한 정부 청부입법에 이르기 까지 정부 여당의 정책·제도적 지원을 한껏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지난 5월 30일 20대 국회가 시작되자 마자 새누리당 의원 전원, 그리고 국민의당 의원 3명 등 125명이 새만금, 화옹간척지 등에 대한 대기업의 농업진출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으로 발의, LG그룹의 새만금 진출을 돕고 나섰다.
      

이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17일 청와대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새만금과 화옹간척지를 규제 프리존으로 설정해 대기업 투자를 유치해 농업 진출을 촉진하고 대기업이 농업법인을 소유할 경우 7년간 계열사 편입을 유예하는 것을 비롯해 30년간 장기임대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고한 바 있다.


LG·몬산토·어드밴스인터내셔널, “손해 없는 장사"...농민만 위험 떠 안는 꼴


김 의원이 생산자단체, LG그룹, 몬산토코리아, 농림축산식품부, 새만금개발청 등 정부 업계 이해 당사자들을 상대로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에 대한 조사·분석을 실시한 결과, LG그룹은 대규모 시설원예단지 운영 경험을 발판삼아 앞으로 팜한농, LG CNS,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 MMA, LG 하우시스 등 7개 계열사들이 농자재(농약·종자·비료)·화학·정보통신·신소재 등을 융복합한 식량생산시설플랜트를 국내외에 보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새만금개발청은 LG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을 통해서 3800억원에 이르는 외국자본을 비롯한 직접 투자를 유치하고 10년간 5000억원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농식품부 또한 바이오파크가 농민 교육과 농촌어메니티를 위한 6차산업의 모범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지역 농민들이 중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바이오파크 예정부지는 철도 항만 도로 공항 등 교통물류 기반시설이 집결하는 동아시아 교육의 요충지"라면서 “벌써부터 새만금 주변 땅 값이 들썩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본을 투자하는 영국계 다국적 축산페커인 어드밴스 인터내셔널의 부동산 가치 또한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특히 “몬산토 코리아가 과거 동부팜한농과 맺은 계약사항이 LG 인수이우에도 유효하다고 한 만큼 국내 농자재업계의 선두주자인 팜한농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에 참여할 경우 몬산토의 토마토와 파프리카 종자가 동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이렇듯 정부·여당이 정책적 제도적으로 다국적자본과 재벌의 농업진출을 일방적으로 돕고 있는 와중에 외국기업은 무임승차하면서 우리 농민을 벼랑끝으로 몰고가는 불공정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대일본 토마토 수출실적, 국내 토마토 도매가격, 면적당 토마토 생산성 비교 등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와 국내 우수농가의 생산성은 최소한 2.5배 차이가 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LG측 생산량중 20%가 국내 시장에 유통되고, 기존 일본 수출시장의 50%를 점유해도 농가 피해액은 연간 150억원에 달하고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대표적인 토마토 주산단지인 대저지역 400여 농가들을 모두 도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LG그룹이 본격적으로 스마트 바이오파크건립을 추진하게 되면 시설현대화사업, 원예전문생산단지사업 등 정부 지원사업의 혜택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농민들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면서 반대하는 대기업 진출에 농업인에게 돌아가야 할 농림예산까지 투입해야 하는지 정부·여당은 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