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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오너는 고배당 소비자에겐 가격인상

원재료 가격 40% 하락에도 제품가격 5.3% 올려
"실적부진 자구노력없이 소바자에 부담 전가"
CJ제일제당.대상 등 후발업체 "인상계획 없어"

실적부진에도 오너에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풀무원(대표 남승우)이 원재료 값 하락에도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두부 업계 1위인 풀무원은 지난 1월부터 36개 두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또 이날 달걀 제품의 가격도 함께 인상했다. 풀무원은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단체 등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콩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경영관리로 인한 실적 부진을 제품 가격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시키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 1월 자사의 두부류 제품 36개 가격을 평균 평균 5.3%인상했다. 이에 따라 풀무원 국산콩 두부 찌개용(300g) 가격은 기존 3100원에서 3350원으로 8.1%, 국산콩 두부 '느리게만든한모'(340g)는 기존 3900원에서 4100원으로 5.1% 인상됐다. 이와 함께 자사 달걀 '하루에 한알'(15구)을 55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렸다.


풀무원 측은 ▲국산 대두 가격 및 응고제 납품 단가 평균 12.8% 인상 ▲2013년 대비 유기농 백태 유통 가격 20.9% 인상 ▲용기 및 필름, 외포장재 단가 평균 7.2% 인상 ▲최저임금 및 4대 보험료 인상분 적용 등이 이번 가격 인상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상품매출로 인한 매출총이익의 증가보다 판매관리비의 증가가 더 많아 부실한 경영관리의 자구노력이 우선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산 백태의 도매가격(1kg)은 2015년 평균 3985원으로 2011년 평균 6737원에 비해 40.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월 현재까지 조사된 백태 평균가격은 4256원으로 지난해와 비교 시 6.8% 인상됐으나 풀무원이 원가부담으로 가격인상을 발표했던 시점인 2011년보다 36.8% 저렴하며 2010년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수입 콩(백태)의 가격 역시 2011년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그동안 콩 가격이 하락해 왔던 점은 묵인하고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시점을 틈타 두부의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선두업체의 가격인상에 따라 타 두부 제품들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같은 기간 물류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640억원(32.5%) 늘었고 영업이익은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영업이익 감소는 상품 매출로 인한 매출총이익 증가보다 판매관리비 증가가 더 컸기 때문"이라며 "풀무원의 실적 부진은 기업의 경영관리 탓, 기업의 자구노력 없이 제품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손쉽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계란 가격인상에 대해 대한양계협회도 유감을 표했다. 대한양계협회는 "산란계농가에 무창계사 보급이 계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상 유례없는 산란계 사육수수가 전망되고 계란의 생산량이 평년대비 크게 증가해 산지시세는 생산비 이하를 형성하고 있다"며 "일반란과의 차별화를 위해 지나친 마케팅 비용 투자와 과대 포장, 지나친 유통비용과 마진 등으로 계란가격을 올리기보다는 계란의 진정한 가치와 소비증대를 위해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유통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데 일조해 우리 국민들에게 싱싱한 계란을 공급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풀무원식품의 지난해(3분기 누적) 매출총이익은 2012년 동기간 대비 570억원(27.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3% 감소해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풀무원식품의 지난해(3분기 누적) 원재료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 매출원가는 2012년 동기간 대비 약 1600억원 증가했는데 물류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2012년 3분기보다 640억원(32.5%) 더 많았다.


헌데도 풀무원은 고배당을 실시하며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불렸다. 2013년 적자를 기록할 당시에도 남승우 대표는 급여와 성과급을 합한 16억 4100만원 받았다. 여기에 당시 주주 현금배당 총액 38억 1700만원, 남 대표 몫으로 배당금의 절반 이상이 돌아갔다. 2014년에도 남 대표는 연간 급여와 배당금으로 총 40여억원을 챙겼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영업이익 감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등 소비자가 기업의 원가정보에 접근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고 연초 연쇄적인 물가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른 경쟁업체들은 풀무원의 선제적 가격인상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두부시장 경쟁업체인 CJ제일제당과 대상 측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