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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결칼럼> 감 이야기

올해는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아 일조량이 풍부해 모든 과일이 풍년이라고 한다. 사과 배 포도 등 우리의 대중적인 과일의 풍요로움으로 인해 식탁위의 탐스런 과일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 줄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맞게 지금 전국 어디서든지 흔히 보이는 과일이 감이다.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서울의 도심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왜 저렇게 잘 익은 감을 따지 않는 것 일까? 의구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의 윤달 현상 때문인 것 같다. 윤달 현상으로 너무 일찍 찾아온 추석 때는 감이 익지 않아 차례 상에 못 올린 집도 꽤 많았다. 익지 않은 감 덕분에 산지에서의 출하가 늦어져 어쩔 수 없이 작년의 곶감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감은 동아시아 특유의 과수로서 한국·중국·일본이 원산지다. 중국 최고의 농업기술서 ‘제민요술’에 감나무의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고 당나라의 ‘신수본초’에도 감나무를 분류 수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재배한 과일로서 ‘항약구급방’에 경상도 고령에서 감을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감은 단것이 귀했던 시대에 귀중한 과일이었으므로 가공, 저장에 힘써 왔다. 수세(樹勢)가 강건하고 병충해도 적어서 비교적 조방적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내한성이 약한 온대 과수로서 한국의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재배가 곤란하다고 한다. 감에는 단감과 떫은감이 있는데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단감재배가 안 된다. 감은 주로 생식용으로 이용되며, 그 밖에 건시 등의 가공용 및 시삽을 만들어 공업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감의 주성분은 당질로서 15~16%인데 포도당과 과당의 함유량이 많으며, 단감과 떫은 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떫은맛의 성분은 ‘디오스프린’이라는 타닌 성분인데 ‘디오스프린’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쉽게 떫은맛을 나타낸다. ‘아세트알데히드’가 타닌성분과 결합하여 불용성이 되면 떫은맛이 사라진다. 단감의 속이나 감 껍질의 검은 점은 타닌이 불용화한 타닌세포의 변형이다. 


비타민 A, B가 풍부하고 비타민 C는 100g 중에 30~50mg이 함유되어 있다. 그 밖에 펙틴, 카로티노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과일의 색은 카로티노이드 색소에 의한 것인데, 짙은 주황색인 리코핀의 함유량은 가을의 일조조건과 관계가 있다. 서양에서는 감 먹기를 조심하고 있는데, 감의 타닌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하기 때문이라 한다.


감의 효능으로 감은 비타민C가 풍부해 가을철 환절기에 감기예방, 전염병예방,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한 개의 감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타민 A, 와 C의 하루 섭취량이 된다고 한다. 


다른 과일에 비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회분, 인산, 철분이 많고 특히 칼로리 함량이 많아 체온을 일시적으로 낮추기도 한다.


그리고 감에 함유된 구연산은 청뇨, 근육 탄력강화 기능이 있어 도시 사람들에게 유용하며 숙취제거, 뇌졸중,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항산화 작용, 항암효과가 뛰어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노화방지, 폐암 예방에 좋으며 중풍, 뇌졸중에도 좋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단감을 먹는 것이 좋다. 곶감이 열량이 가장 높은데 이유는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분은 공기 중으로 증발되고 단맛만 남기 때문이다. 단맛이 4배 증가하는 대신 비타민A의 함량도 증가한다고 한다.


변비 때문에 감을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타닌 성분 때문이다. 감의 떫은맛을 나타내는 타닌은 수렴작용이 강해 수분을 빨아들여 변비가 쉽게 생긴다. 하지만 반대로 설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설사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변비가 있다면 곶감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곶감 속의 타닌은 활성이 없어 변비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며, 대신 열량과 당도가 높아 당뇨병 환자는 과다섭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홍시를 먹으면 술이 빨리 깨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타닌 성분 때문이다. 타닌은 몸에서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고 위장 속 열독을 제거해 갈증을 멎게 하며 그로인해 소변이 순조롭게 나오고 술이 빨리 깨는 것이다.


충북 영동에 가면 길거리의 감나무 가로수가 우리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탐스런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가을의 높은 하늘이 잘 어울려 환상의 경치를 음미할 수 있다. 


온통 길이고 산 주위가 감나무의 부유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냥 가지 채 꺽어서 집안의 창문 옆에 매달아놓고 감의 흥취를 맛보고 싶은 심정이다. 감잎이 다 떨어져 나가고 감 자체만 무수히 매달려 있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에 취해 서글픈 기분마저 느낀다. 저 감마저 떨어져 나가면 그나마 앙상한 가지가 추위를 느낄 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저려온다.


한편 우리나라의 감 종류로는 당분 함량이 높고 섬유질이 적으며 씨가 작고 떫은 맛이 잘 빠지는 것이 특징인 ‘둥시’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당도가 15~16°Bx(단맛의 정도)이며, 육질이 연하고, 과즙이 많으며 떫은 감에 비해 추위에 약해 남부의 따뜻한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부유’가있다.


그리고 납작한 단감으로 단맛이 높고, 육질은 단단하며, 종자수는 1~2개로 적은편인 ‘차랑’, 추석 무렵에 먹을 수 있는 ‘서총조생’은 당도가 15°Bx이며, 육질이 단단하고 과즙은 적다. 종자 주위의 열매 살에는 갈색 점 무늬가 아주 많은데, 갈색점 무늬가 없는 부위는 떫은 맛이 난다. 


그 외에 떫은 감으로 홍시나 곶감용으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인 ‘갑주백목(봉욱)’, 껍질이 주홍색으로 미려하며 과분이 많으며 갈반이 많은 불완전 단감으로 과즙이 적은 편인 ‘조홍시’, 껍질이 등황색으로 광택이 많고 매끄러우며 과분이 많으며 과육은 황색으로 연해 갈반이 전혀 없는 떫은 감인 ‘월하시’ 등이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의 막바지를 장식하며 단풍과 어우러져 온 세상을 한 폭의 풍경화로 장식하고 있는 노랗고 빨간 감 축제 가 이제 전국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달콤한 감도 맛보고 단풍도 즐기며 가족과 함께 가을 나들이를 떠나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며 풍요로운 여유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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