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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농약 검출 매실 판매

농산물품질관리원, 유통물량 파악조차 안돼
관리 감독 무방비···소비자피해 대책 시급

푸드투데이 황인선 / 류재형기자

 

매실철을 맞아 매실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농약 성분이 검출된 매실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시중에 무방비로 판매되고 있어 각별한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지난 18일 롯데슈퍼 대구 남산지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실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살충제인 카벤다짐(Carbendazim)이 검출됐다고 27일 밝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문제의 제품은 카벤다짐(Carbendazim) 기준치 0.5/ppm임에도 불구하고 0.831/ppm이 검출됐다.


카벤다짐(Carbendazim)은 사과, 딸기 등에 사용하는 살균제로 저독성 물질이지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약품이다.


그러나 문제는 농약이 검출된 매실이 대구 남산점 뿐만 아니라 롯데슈퍼 다른 지점에도 납품이 됐다는 것이다.


해당 매실은 경남 하동, 전남 순천·구례 등 여러 생산농가에서 작업을 해 농협공판장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슈퍼는 유통협력업체로부터 대구 남산점, 복현점, 오천점 등 경남·북, 부산, 대구 지역 10여개 매장에 해당 매실을 납품받았다.


해당 매실은 팩으로 구성해 판매돼 왔다. 그러나 팩에는 제조일자, 유통기한이 표시가 돼 있지 않아 정확히 언제 입고된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된 건지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슈퍼 측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품목이 몇백개가 되다 보니 내부적으로 시즌 주력 상품을 매달 정해 진열기한 표시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친환경농산물이나 GAP농산물은 생산이력제, 잔류농약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반농산물은 현행 규정상 해당이 되지 않다보니 추적이 불가능 해 문제의 제품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체 물류센터에서 샘플링 검사를 하고는 있지만 품목이 많아 랜덤으로 하고 있다. 해당 품목이 빠졌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롯데슈퍼 협력업체 관계자는 "매실부터 일반 사과까지 일반농산물은 농약을 검사하는 시스템이 현재 국내에 없다"며 "해당 제품은 농협공판장에서 받은 일반농산물로 공판장에서도 친환경농산물에 대해서만 잔류농약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 제품의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판장에서 받은 물량이 5톤에서 10톤 정도 되는데 농약이 검출된 매실의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추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번 롯데슈퍼의 매실 농약 검출 사건은 현행 제도의 헛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담당자는 "일반농산물은 제도적으로 의무규정이 아니라 생산이력제와 잔류농약 검사 시행이 안되고 있다"며 "필요성을 느끼지만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무책임한 답변만 늘어놨다.


또 "유통상의 문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당이니 식약처에 물으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이번 롯데슈퍼 살충제가 검출된 매실의 책임은 생산농가 파익이 어려워 행정처분이 어렵다"고 전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결국 불량 농산물이 시중에 판 치더라도 제도적 헛점에 의해 책임지는 이는 아무도 없는 것이 현재 국내 농산물 유통구조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