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축산전문기업인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미국내 19위 닭고기 업체 앨런패밀리푸드를 4800만 달러(약 504억 원)에 인수해 닭고기 산업의 본고장에 진출하게 됐다.
하림그룹은 29일 오전 (현지시간 28일) 미 동북부 델라웨어(Delaware)주 윌밍턴(Wilmington)시 소재 파산법원의 청문회에서 알렌패밀리푸즈(Allen Family Foods)사의 자산 입찰 결과를 최종 승인받았다.
하림그룹은 이에 앞서 27일 오전(현지시간 26일) 현지에서 열린 이 회사의 자산 경매입찰에 참여, 주요 닭고기 생산시설 및 자산을 일괄 인수하는 우선매수권을 확보했었다.
하림그룹은 알렌사의 인수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직접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우리나라 축산식품기업이 미 본토에서 벌이는 첫 글로벌 비즈니스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림그룹은 인수 경영을 위한 투자액을 최대 1억2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어 우리나라 축산식품기업의 미국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고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하림그룹의 미국 닭고기 산업 진출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단백질 식품(육류)에 대한 해외식량기지 확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다.
하림그룹은 미국 현지에 ‘하림USA (Harim USA INC.),’를 설립했으며, 하림USA가 알렌의 자산 인수 및 경영을 맡게 된다. 이번 경매입찰을 통한 1차 자산인수에만 4800만 달러가 투자됐다.
1차 인수작업으로 알렌사의 본사건물, 부화장 2개, 도계가공공장 2개, 사료공장 2개, 렌더링공장 1개, 사육농장 400여만평을 확보한데 이어 실사를 거쳐 재고자산을 추가 인수하고 설비개선 등에 추가 투자하여 직접 경영하게 된다.
미 동부 Delaware주 Seaford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렌사는 1919년 부화업으로 출발해 92년의 역사를 가진 닭고기 계열화 업체로 2010년말 현재 미국내 업계 순위 19위(도계능력 연간 1억수, 대형·도계육 생산능력 연간 22만t)였다. 지난해 약 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이번 주말께 인수팀을 파견해 인수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9월부터는 실질적인 현지경영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림그룹은 알렌사의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시켜 향후 3년내 연매출 10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하림그룹 김홍국회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는 구조적인 식량부족 지역으로 식량자원이 남아도는 남북 아메리카, 즉 캐나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기반을 둔 식품분야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잠재력과 매력이 크다. 미국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닭고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 본토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은 시기적절하고 좋은 기회"라며 "우리나라의 Agri-business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육계부문 삼장통합경영으로 유명한 하림그룹은 닭고기 뿐 아니라 양돈 및 브랜드 돈육, 한우고급육 유통, 사료, 농수산물 전문 홈쇼핑, 동물약품 등 단백질 식품 전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글로벌 생산성 1위'라는 그룹 비전을 선포하고,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사료, 곡물유통 등 10개의 해외사업장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편 하림그룹의 이번 인수과정에는 농수축산 식품산업의 융복합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투자자문회사인 JKL 파트너스(사장 이성철)가 참여했다.